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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Solidarity Economy

사회적기업이 희망이다 4-3

by changebuilder 2008. 8. 25.

[‘사회적 기업’이 희망이다]Ⅳ-(3)교보생명 다솜이 재단
입력: 2007년 11월 22일 17:18:39
 
-女가장엔 일자리 저소득 환자엔 무료간병 ‘기쁨 두배’-

‘교보 다솜이 케어서비스’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와 노숙자, 외국인노동자 등 취약계층 환자에게 간병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목적으로 2004년 설립됐다. 교보생명과 비정부기구(NGO)인 실업극복국민재단이 함께 세운 ‘다솜이재단’이 경영하고 있다. 인건비와 운영비 등 재정은 교보생명이, 실질적인 운영과 관리는 실업극복국민재단이 책임진다. 노동부도 인건비 일부를 지원한다. 취약계층 환자에게 무료 간병을 한다는 점에선 일반 자선단체와 다를 바가 없지만, ‘다솜이 케어서비스’는 사회적 기업이다. 지난 20일 사회적 기업 1호로 정부의 공식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저소득층이 아닌 일반 환자를 대상으로 유료 간병 사업을 벌여 수익을 창출하고, 이 돈을 다시 무료 간병에 재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 ‘교보 다솜이 케어서비스’의 간병인이 노인 환자의 환자복을 갈아입히고 있다. 제공/다솜이재단
유료 간병의 비중을 늘려 재정적으로 완전히 자립하는 게 장기적 목표다. 간병인으로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여성 가장 중에서 선발한다. 실업해소, 저소득층 지원에 수익 추구까지 사회적 기업의 세 박자를 두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

정부·기업 지원금으로 운영할 수 있는 무료 간병과 달리, 유료 간병은 기존 업체들의 경쟁을 물리치고 병원과 단체 계약을 체결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다솜이재단’의 생존 전략은 차별화다. 이를 위해 새로운 방식의 유료 간병 시스템을 개발했다. 간병인 1~2명이 6인 병실의 환자 전원을 동시에 돌보는 ‘공동 간병’이 그것이다. 상태가 심각하지 않은 환자들은 공동 간병을 활용해 ‘1대 1’ 간병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간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다솜이재단’은 유료 시장에 처음 진입할 때 병원측에 간병료 협상카드로 공동간병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시장 가격으로 간병료를 받으면 수익을 내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병원은 공동간병 제안에 흥미를 보였고, ‘다솜이재단’은 시장가보다 20% 인상된 가격으로 간병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2006년 7월 시작된 유료 사업은 현재까지 약 1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회적 기업 ‘교보 다솜이 케어서비스’의 간병인이 노인 환자의 머리를 감겨주고 있다. 제공/다솜이재단

경쟁 업체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양질의 간병 인력을 육성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간병인 선발 과정부터 까다롭다.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과해 취업했더라도 160시간에 걸친 교육 과정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간병인으로 뽑힌 여성은 정규직과 다름없는 대우를 받을 수 있다. 4대 사회보험과 퇴직금이 보장되고, 환자 혹은 간병인이 간병 도중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해 배상보험과 상해보험에 가입된다. 간병인들이 직업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마련한 제도다.

그러나 사업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특히 간병인 관리는 극복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다솜이재단’이 발간한 ‘2006년 활동보고서’는 간병인들의 문제점으로 ‘힘든 환자일 경우 간병을 하지 않으려 한다’ ‘개인적으로 힘든 부분을 환자에게 짜증을 내는 경우’ 등을 꼽았다. 일에 적응하지 못한 간병인들은 금세 사표를 쓰고 실직 상태로 돌아가는 일이 잦다.

‘다솜이재단’의 박정희 사무국장은 “일하는 분들에게 전문적인 직업 의식을 심어주는 게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간병인들이 이곳을 임시 일자리로 여기고 환자들에게 성의없이 대한다면, ‘다솜이재단’의 평판은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적정 규모의 인력을 활용해 최대 수익을 올리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유료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간병인을 많이 투입하다 보면, 결국 인건비 때문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게 된다.

현재 ‘다솜이재단’은 환자와 재단 모두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간병료 지불 체계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간병료는 환자→병원→간병업체 순으로 전달되고 있다. 환자와 ‘다솜이재단’이 직접 개별 계약을 맺으면, 병원이 취하는 중간 이익이 사라져 환자는 더 저렴한 가격에 간병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박사무국장은 “노동력을 쥐어짜내 수익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참신한 아이디어로 수익과 만족을 모두 높이겠다”고 말했다.

〈최희진기자 daisy@kyunghyang.com

 

[‘사회적 기업’이 희망이다]“봉사 넘어 빈곤퇴치 해결사 될래요”
입력: 2007년 11월 22일 17:18:33
 
사회적 기업의 인지도가 낮고 접근이 쉽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 기업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연구와 활동은 사회적 기업가들의 탄생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사회적 기업을 고민하는 대학생 동아리 ‘넥스터스(www.nexters.org)’가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을 연구하는 대학생 동아리 ‘넥스터스’의 회원들. /박지희기자

시작은 아주 단순했다. 우연히 사회적 기업가에 대한 책을 읽은 회장 한상엽씨(23·연세대 경영학과)가 사회적 기업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생각에서 출발한 것. 하지만 자료 하나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혼자서는 힘에 부쳐 함께 연구할 친구들을 모아 파고들기 시작했고, 이들은 점점 더 알고 싶은 욕심이 커졌다.

넥스터스는 이런 갈증을 풀기 위해 실업극복국민재단의 후원을 받아 지난 8월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사회적 기업을 체험했다. 이들은 인도의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다국적기업, 비영리단체, 사회적 기업 등의 활동을 돌아보며 사회적 기업의 대안 가능성과 희망을 엿봤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탐방기는 내년 3월 책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한씨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게 안타까웠다”며 “출판을 통해 사회적 기업의 가능성을 알리고 저변을 확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직접 사회적 기업의 아이디어를 갖고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는 국제 대학생 동아리 ‘사이프(SIFE·www.sifekorea.co.kr)’도 그 중 하나다. 사이프는 현재 16개 대학이 참여, 40여개의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지역사회 내의 현안에 집중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이끌어내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여성 가장들의 자립을 위해 죽 배달 서비스로 창업을 지원하는 서강대의 ‘죽죽빵빵’ 프로젝트, 전북 임실에서 이주 여성을 대상으로 치즈 상품의 온라인 판매를 지원하는 중앙대의 ‘세이 치즈’ 등이 그것이다.

경희대 회장을 맡고 있는 윤송씨(25·국제경영학부)는 “단순히 사회적 취약 계층에 대한 봉사활동 차원을 넘어서 이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에서 배운 지식들을 활용해보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생들의 요구에 부응해 대학에서 사회적 기업 관련 과목을 정규 교육 과정으로 편입시키려는 움직임도 진행 중이다.

성공회대학교는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 연구센터를 설립, 운영 중이다. 기업 경영과 마케팅은 물론 사회적 기업 운영을 위한 커리큘럼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목표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도 2008학년도에 사회적 기업 전문가를 위한 MBA 과정을 신설했다.

숭실대 사회복지대학원은 SK와 실업극복국민재단, 행복나눔재단과 함께 비영리 민간단체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기업가 아카데미’를 개설하기도 했다.

〈박지희기자 viole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