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친화산업 ‘신성장동력’으로
박상하 (나주대 사회복지과 교수)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노인들이 설 땅은 없다. 전남은 전국에서도 고령화가 가장 심각하여 2004년말 65세이상 노인인구가 전국평균 8.7%인데 반해 14.9%이며 광주는 6.8%이다. 결국 전남은 세계에게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지역인 셈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하는 해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암시한다. 고령화는 건강한 노후를 행복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면 축복일 수 있지만 질병과 가난에 시달린다면 더할 나위 없는 고통이며 국가적 재앙으로 다가온다.
한국경제를 반석위에 올려놓은 세대가 바로 현재의 노인세대이며 온갖 고생과 함께 자식들을 위해 몸으로 희생한 세대이다. 그러나 그들의 노후는 보장받기 어려운 현실이다. 현대화와 도시화로 인한 핵가족화로 노후 부모봉양의 전통적인 효사상은 지킬수 없는 약속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지역은 전통적인 농업에 의존한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지역생산성이 침체되는 반면 노인복지 욕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지역의 노인부양비와 의료비 비율이 전국에서도 가장 높은 반면 재정자립도는 열악한 구조를 가지고있어서 노인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광주전남은 실버시대라는 막연한 환상보다는 대안을 찾는데 고민해야 할 시점에 있다고 본다. 다행히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노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노인요양(수발)보험법, 고령자고용촉진법, 고령친화산업지원법의 입법과 노인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내용이 이를 말해준다. 그러나 너무 성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고 매몰비용 문제로 인한 국가예산이 낭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공적 노인요양보장제도 시행을 앞두고 전국에 시설투자와 재정이 지원되고 있는데 지역안배와 예산확보에 치중한 나머지 효율성과 효과성은 소홀한 느낌이 든다. 노인시설이 전국 지자체마다 필수시설로 필요하다는 것은 이의가 없으나 규모나 운영방식에는 보다 많은 검증과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현재의 노인은 50명 이상씩 생활하는 시설에 아무런 불만없이 입소하지만 미래의 노인은 다양한 욕구와 지불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소규모시설을 선호하며 욕구가 변화한다는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욕구에만 의존한 노인복지시설 인프라는 미래의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될 수 있다.
우리지역의 노인복지시설은 대상 노인인구에 비해 휠씬 못 미치고 있다. 최근 각 시․군마다 개정된 사회복지사업법에 의거 지역사회복지계획과 시설투자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미래지향적인 노인복지의 전체적 틀을 조정하는 탄력성이 부여되어야 한다. 광주는 남구에 빛고을 건강타운이 진행되고 있어서 기존의 시설개념을 뛰어넘는 노인 테마파크형 복합타운을 지향하는 전형적인 도시형이 적합하다고 본다면 전남은 필수시설을 지자체별로 균형 배치하고 권역별로 차별화된 다기능 복합시설이나 소규모 특화된 시설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우리지역은 남도의 자연친화적 환경 그리고 문화와 관광을 접목한다면 고령친화산업은 신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고령화는 이제 광주전남의 위험요인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로 지역경제의 효자노릇을 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광남일보 2006.2.8
<오피니언>
'신문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익이사 논쟁, 부끄러운 자화상 (0) | 2007.05.16 |
---|---|
행복마을이 우려되는 이유 (0) | 2007.01.17 |
저출산 고령사회의 해법 (0) | 2005.10.30 |
노인요양보험 도입, 국민적 합의 선행돼야 (0) | 2005.05.23 |
국민연금문제 국민이해 구해야 (0) | 2005.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