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안 낳는 사회] 1. 가족계획 표어 변화
젊은 부부는 돈이 없어 덜 낳고, 미혼 남녀는 일과 자아성취 때문에 원치 않고-.
지난달 말 본지가 18~40세 남녀 1210명(기혼 679명, 미혼 5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저출산 사태는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서 결혼한 남녀 열명 중 여덟명(79.8%)이 아이를 더 낳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아직 자녀가 없는 경우도 네명 중 한명꼴(23.8%)로 출산 계획이 없다고 했다. 한명의 자녀를 둔 사람들은 절반 이상(57.1%)이 그만 낳겠다고 했다.
이유는 교육비.양육비 등 경제적 부담 때문이다. 30대 부부는 '교육비 부담(49.3%)'을, 20대 부부는 '육아 비용 및 탁아시설 부족(41.9%)'을 첫째 이유로 꼽았다.
반면 자녀를 갖지 않거나 한명만 낳겠다고 한 미혼 남녀(23.5%)의 경우는 '자기계발 및 사회생활 때문(40.8%)'이라고 가장 많이 응답했다. '꼭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전통적 가치관도 흔들리고 있다. 기혼의 64.8%, 미혼의 68.2%가 '자녀 출산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했다. 특히 이 같은 생각은 여성(기혼 66.8%, 미혼 72.9%)이 남성(기혼 55.9%, 64.4% 미혼)보다 훨씬 많이 했다. 이런 가치관 변화도 저출산 사태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편 남녀 대부분은 '여건이 되면 낳고 싶은 이상적인 자녀 수'로 두명 혹은 세명을 꼽았다. 기혼자의 경우 이상적인 자녀수로 세명(44.2%)을 가장 많이 원했고, 두명(37.3%)도 적지 않았다.
결국 대부분은 자녀가 많은 것이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육아비와 교육비,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 등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아 한명 남짓을 두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기혼 679명은 ±3.8%포인트, 미혼 531명은 ±4.3%포인트다.
◆ 특별취재팀=김시래 차장(팀장), 문경란 여성전문기자, 신성식.신예리.박혜민.김영훈.김정하.하현옥 기자
<srkim@joongang.co.kr>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1960년대)→'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71년)→'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78년)→'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2004년 6월).
우리나라 인구정책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옛 대한가족계획협회) 표어의 변천사다.

창립 이후 40년 이상 인구 억제 정책을 펼쳐온 협회 측은 올 들어 고심 끝에 출산 장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통계청이 2002년의 합계 출산율이 사상 최저인 1.17명이라고 발표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민방위 대원들에 대한 정관수술 지원은 폐지한 상태다. 협회는 그간 출산 억제 대책의 일환으로 예비군(72년~93년) 및 민방위대(93년 이후) 소속 남성이 훈련기간에 무료로 정관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해왔다.
이미 수년 전부터 저출산 사태가 예고된 마당에 이 같은 방향 선회는 뒤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협회 측은 여전히 고민이 많다고 했다. 신순철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홍보출판과장은 "공동 육아 환경이 정착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무조건 아이 낳기를 독려하면 여성의 사회 활동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협회는 육아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함께 하는 타협안을 마련했다. '행복한 출산, 함께하는 자녀양육'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하반기 중 언론 매체에 광고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인구정책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옛 대한가족계획협회) 표어의 변천사다.
창립 이후 40년 이상 인구 억제 정책을 펼쳐온 협회 측은 올 들어 고심 끝에 출산 장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통계청이 2002년의 합계 출산율이 사상 최저인 1.17명이라고 발표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민방위 대원들에 대한 정관수술 지원은 폐지한 상태다. 협회는 그간 출산 억제 대책의 일환으로 예비군(72년~93년) 및 민방위대(93년 이후) 소속 남성이 훈련기간에 무료로 정관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해왔다.
이미 수년 전부터 저출산 사태가 예고된 마당에 이 같은 방향 선회는 뒤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협회 측은 여전히 고민이 많다고 했다. 신순철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홍보출판과장은 "공동 육아 환경이 정착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무조건 아이 낳기를 독려하면 여성의 사회 활동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협회는 육아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함께 하는 타협안을 마련했다. '행복한 출산, 함께하는 자녀양육'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하반기 중 언론 매체에 광고할 예정이다.
[애
안 낳는 사회] 1. 애 없는 부부 24% "출산 계획 없다"
18~40세 1210명 물어보니
지난달 말 본지가 18~40세 남녀 1210명(기혼 679명, 미혼 5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저출산 사태는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서 결혼한 남녀 열명 중 여덟명(79.8%)이 아이를 더 낳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아직 자녀가 없는 경우도 네명 중 한명꼴(23.8%)로 출산 계획이 없다고 했다. 한명의 자녀를 둔 사람들은 절반 이상(57.1%)이 그만 낳겠다고 했다.
이유는 교육비.양육비 등 경제적 부담 때문이다. 30대 부부는 '교육비 부담(49.3%)'을, 20대 부부는 '육아 비용 및 탁아시설 부족(41.9%)'을 첫째 이유로 꼽았다.
반면 자녀를 갖지 않거나 한명만 낳겠다고 한 미혼 남녀(23.5%)의 경우는 '자기계발 및 사회생활 때문(40.8%)'이라고 가장 많이 응답했다. '꼭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전통적 가치관도 흔들리고 있다. 기혼의 64.8%, 미혼의 68.2%가 '자녀 출산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했다. 특히 이 같은 생각은 여성(기혼 66.8%, 미혼 72.9%)이 남성(기혼 55.9%, 64.4% 미혼)보다 훨씬 많이 했다. 이런 가치관 변화도 저출산 사태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편 남녀 대부분은 '여건이 되면 낳고 싶은 이상적인 자녀 수'로 두명 혹은 세명을 꼽았다. 기혼자의 경우 이상적인 자녀수로 세명(44.2%)을 가장 많이 원했고, 두명(37.3%)도 적지 않았다.
결국 대부분은 자녀가 많은 것이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육아비와 교육비,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 등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아 한명 남짓을 두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기혼 679명은 ±3.8%포인트, 미혼 531명은 ±4.3%포인트다.
◆ 특별취재팀=김시래 차장(팀장), 문경란 여성전문기자, 신성식.신예리.박혜민.김영훈.김정하.하현옥 기자
<sr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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