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안 낳는 사회] 1. 아이 안 낳는 사회 출산이 국가경쟁력
[창간 39주년 특별기획]
동갑내기 아내와
맞벌이하는 박민수(33.회사원)씨는 결혼한 지 3년이 돼 가지만 아직 애가 없다. 외아들에 장손이라 가족들은 성화다. "서른 넘어 시집간 딸이
남의 집 대까지 끊어 놓을 판이라 사돈 볼 낯이 없다"며 장인.장모는 죄스러워한다.

경제 불안에 출산 꺼려 "교육비 부담 탓" 49%
하지만 박씨 부부는 단호하다. "경제가 이렇게 안 좋은데 뭘 믿고 애를 낳느냐"는 것이다. 박씨는 "회사에서 언제 잘릴지 모르니 노후 대비가 최우선"이라며 "여든살까지 먹고 살려면 4억~5억원은 모아야 한다는데 아이 키우면서는 힘들다"고 말했다.
경남 의령군 지정면 성당리. 80여가구에 186명의 주민이 사는 이 마을에선 지난 5년간 한명의 아기도 태어나지 않았다. 이장 박해철씨는 "갓난아기 울음소리를 들어 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말했다. 면사무소 관계자는 "마을 주민 대다수가 50~70대"라고 했다.
아이 안 낳는 문제가 개인 차원을 넘어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태어난 아기는 49만3500명으로 1970년 통계청이 인구 통계를 낸 이후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가임여성(15~49세) 한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합계 출산율)도 1.19명(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최저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외환위기 직후인 99년부터 급격히 곤두박질쳤다. 이전 10년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1.6~1.7명)을 유지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나 자녀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경제난으로 살림이 어려워져 애 낳고 키우는 걸 부담으로 여기게 된 탓이 크다.
본지가 지난달 말 기혼 남녀 679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왜 아이를 더 낳지 않느냐'는 질문에 '교육비 부담'(48.5%)과 '육아비 부족'(19.0%) 등 경제적 이유를 든 사람이 가장 많았다. 그래서 "출산율 감소를 막으려면 경제부터 살려야 한다"(김두섭 한양대 사회학과 교수)는 목소리가 커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이런 추세라면 2017년부터 우리 인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승권 보건사회연 연구기획조정실장은 "100년 내에 인구가 현재(4819만9227명)의 3분의 1인 1600만명대로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저출산의 부작용은 이미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당장 세금 내고, 군대 갈 사람이 줄어 국정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기업 현장에선 일손이 달려 나라 경제에 주름살이 깊어진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낼 젊은이가 부족해 노인 복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아이들은 줄어드는데 평균 수명은 길어져 우리 사회는 급속히 늙어간다. 65세 이상 노인이 지금은 국민 열한명당 한명꼴(8.7%)이지만, 2100년엔 절반(45.0%) 가까이로 늘어날 전망이다.
83년에 이미 경고등 저출산 재앙 20년 방치
뒤늦게 '저출산 재앙'을 깨달은 정부는 지난해 말에야 '인구.고령사회 대책팀'을 만들고 대응에 나섰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7월 취임한 뒤 "출산율이 83년 대체출산율(인구를 현상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준)인 2.1명으로 떨어졌을 때 (출산 장려로) 방향을 전환했어야 하는데 20년 넘게 고민만 했다"고 한탄했을 정도다.
일본 정부는 69년부터 저출산 문제에 대처했어도 별 성과가 없다. 일본보다 출산율이 더 낮은데도 이제야 발 벗고 나선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특별취재팀
경제 불안에 출산 꺼려 "교육비 부담 탓" 49%
하지만 박씨 부부는 단호하다. "경제가 이렇게 안 좋은데 뭘 믿고 애를 낳느냐"는 것이다. 박씨는 "회사에서 언제 잘릴지 모르니 노후 대비가 최우선"이라며 "여든살까지 먹고 살려면 4억~5억원은 모아야 한다는데 아이 키우면서는 힘들다"고 말했다.
경남 의령군 지정면 성당리. 80여가구에 186명의 주민이 사는 이 마을에선 지난 5년간 한명의 아기도 태어나지 않았다. 이장 박해철씨는 "갓난아기 울음소리를 들어 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말했다. 면사무소 관계자는 "마을 주민 대다수가 50~70대"라고 했다.
아이 안 낳는 문제가 개인 차원을 넘어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태어난 아기는 49만3500명으로 1970년 통계청이 인구 통계를 낸 이후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가임여성(15~49세) 한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합계 출산율)도 1.19명(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최저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외환위기 직후인 99년부터 급격히 곤두박질쳤다. 이전 10년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1.6~1.7명)을 유지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나 자녀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경제난으로 살림이 어려워져 애 낳고 키우는 걸 부담으로 여기게 된 탓이 크다.
본지가 지난달 말 기혼 남녀 679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왜 아이를 더 낳지 않느냐'는 질문에 '교육비 부담'(48.5%)과 '육아비 부족'(19.0%) 등 경제적 이유를 든 사람이 가장 많았다. 그래서 "출산율 감소를 막으려면 경제부터 살려야 한다"(김두섭 한양대 사회학과 교수)는 목소리가 커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이런 추세라면 2017년부터 우리 인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승권 보건사회연 연구기획조정실장은 "100년 내에 인구가 현재(4819만9227명)의 3분의 1인 1600만명대로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저출산의 부작용은 이미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당장 세금 내고, 군대 갈 사람이 줄어 국정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기업 현장에선 일손이 달려 나라 경제에 주름살이 깊어진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낼 젊은이가 부족해 노인 복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아이들은 줄어드는데 평균 수명은 길어져 우리 사회는 급속히 늙어간다. 65세 이상 노인이 지금은 국민 열한명당 한명꼴(8.7%)이지만, 2100년엔 절반(45.0%) 가까이로 늘어날 전망이다.
83년에 이미 경고등 저출산 재앙 20년 방치
뒤늦게 '저출산 재앙'을 깨달은 정부는 지난해 말에야 '인구.고령사회 대책팀'을 만들고 대응에 나섰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7월 취임한 뒤 "출산율이 83년 대체출산율(인구를 현상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준)인 2.1명으로 떨어졌을 때 (출산 장려로) 방향을 전환했어야 하는데 20년 넘게 고민만 했다"고 한탄했을 정도다.
일본 정부는 69년부터 저출산 문제에 대처했어도 별 성과가 없다. 일본보다 출산율이 더 낮은데도 이제야 발 벗고 나선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특별취재팀
'Low Birth'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출산의 재앙 (0) | 2006.05.09 |
---|---|
애 안 낳는 사회22 <가족계획 표어 변화> (0) | 2005.10.28 |
애 안 낳는 사회20 < 생활용품도 변화> (0) | 2005.10.28 |
애 안 낳는 사회 19 <출산률 논쟁> (0) | 2005.10.28 |
애 안 낳는 사회18 <가족의 육아부담> (0) | 2005.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