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이 희망이다]Ⅲ-(2)美 스탠퍼드·하버드大 ‘사회적 기업가’ 과정 | |||||
입력: 2007년 11월 08일 18:05:16 | |||||
미국 하버드 대학의 사회적 기업가 인큐베이터로 불리는 ‘하우저 센터(Hauser Center)’는 입구부터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독서실처럼 복도를 사이에 두고 양 옆으로 늘어선 책상에서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들은 영락없이 ‘공부벌레’처럼 보였다. 복도 끝에서 왼쪽으로 코너를 돌아 나타나는 세미나실과 연구실에도 젊은 학생들과 중년의 연구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강의 대신 연구와 상호 토론, 현장 실습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는 센터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곳에서 ‘사회적 기업가 교육 과정(SE lab)’을 담당하고 있는 고든 블룸 교수는 센터에 대해 “사회적 기업의 창업을 이론·실무적으로 돕는 일종의 ‘창업 보육센터’”라고 소개했다. 그의 말대로 이곳은 학교라기보다는 기업 연구센터 같은 느낌이 강했다. 지난 봄학기 고든 교수의 강의를 신청한 학생 28명은 모두 ‘사업 기획서’를 제출했다. 수업이 기획서 제출부터 시작되는 까닭이다. 브리타니 마틴은 장애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 시스템 ‘이 빌리티(e-bility)’를 창업하겠다고 했다. 레이리 우딘은 빈발하는 테러로 정신적 상처를 입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을 위한 상담 전화 서비스 사업을 해보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데르야 홍사는 이라크 교사와 모슬렘 지도자 등을 연계해 이라크 어린이들을 위한 인권 교육 사업에 뜻을 보였다. 이들은 같은 수업을 듣는 동료, 해당분야 연구원, 교수 등과 한 팀을 짰다. 수업은 생각했던 기획안을 구체화시켜 실제 창업에 이르는 전 과정을 배우는 것이다. 센터에는 과학 기술을 윤리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젊은 과학도들이나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회적 기업가들이 연구원(fellow) 또는 초빙 교수의 형태로 등록돼 있다. 정보기술(IT), 과학, 건축, 경영, 행정 등과 관련한 전 영역에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는 까닭에 학생들은 이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창업과 관련한 세밀한 지도와 충고를 받을 수 있다.
기획서가 마무리되면 시범사업을 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도 한다. 자금 지원은 사회적 기업 기획안 경연대회를 통해 이뤄진다. 경연대회 우승의 관건은 짧은 시간 안에 사업 기획을 설득력있게 설명하는 것이다. 투자자 설득 능력을 기르는 교육의 일환이다. 30초 안에 기획안을 가장 잘 설명해 내는 팀이 이기며, 결승으로 갈수록 주어지는 시간이 짧아진다. 또 하나의 미국 사회적 기업가 양성의 산실 스탠퍼드 대학도 ‘사회 혁신센터(Social Innovation Center)’를 통해 하버드 대학과 유사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6년 사회적 기업가 과정을 정식 교과과목으로 채택한 하버드 대학보다 5년 앞선 2001년부터 수업을 진행해 오고 있는 까닭에 성과는 한층 가시적이다. 이 학교 학생 샘 골드만은 센터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시가 2000달러짜리 인큐베이터를 50달러로 내릴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해 개발도상국에 보급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년 전 센터에서 강의를 들었던 네드 토준은 태양열로 충전해 하루 2달러만 내면 사용할 수 있는 충전 전등 회사 ‘디 라이트 디자인(dlightdesign.com)’을 창업, 버마 등 개발도상국에 보급하는 시범 사업을 벌이고 있다. 네드 토준은 공학 전공자와 팀을 꾸렸으며, 관련 학부를 통합한 학제간 수업을 통해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곳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비슷한 생각을 가진 동료와 연구원들을 만나 이들로부터 충분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기에 평소 꿈꿔왔던 사회적 기업을 성공적으로 일궈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학생들 스스로 사회적 기업가를 초청하거나, 대기업들로부터 협찬을 받아 사회적 기업가 기획안 경연대회를 벌이는 등 자발적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사회적 기업가가 되는 길은 성공보다 실패에 더 많이 직면해야 하고, 달콤한 이윤보다 고단함에 더 익숙해져야 하는 험난한 과정 위에 있다. 그러나 이 과정 속에서 만들어지는 변화의 소중한 가치를 알고 있는 젊은이들은 연구소에서, 현장에서 세상을 바꾸기 위한 발걸음을 거침없이 내딛고 있었다. 〈보스턴·팰러앨토|김정선·박지희기자〉 |
[‘사회적 기업’이 희망이다]창업 성공 어떤 기업이 있나 | |||||
입력: 2007년 11월 08일 18:05:26 | |||||
- 팔레스타인 청년에 창업자금 지원 태국·수단 성매매 여성 자립 부축도 - 하버드와 스탠퍼드에서 사회적 기업가 과정을 공부한 학생들은 사회적 기업가가 돼 사회변화를 이뤄내고 있다. 두 대학 졸업생들이 창업해 성공한 주요 사회적 기업들을 소개한다.
◇글로벌 마이크로 엔트레프레뉴어십 어워드(GMA)=하버드대 졸업생 바크티가 2005년 사회적 기업가 정신이 뛰어난 제3세계 소상공인을 선정,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다. 제3세계 개발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주력, 유엔개발기금·씨티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세계 30여개국이 GMA에 등록했으며 이들로부터 연간 1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새로운 수단(New Means)=스탠퍼드대 졸업생 엘리스가 태국의 여성 매매와 성 착취 근절을 위해 세운 사회적 기업이다. 매춘을 직업으로 선택한 태국 여성들은 이곳에서 미술교육을 받은 뒤 그림 카드 등을 만드는 일을 한다. 이들이 만든 수공 카드는 미국 시장에 판매되며 수익금은 여성들의 자립을 위해 쓰인다. ◇콜롬비아 커뮤니티 재건, 지속 가능한 공동의 미래(FundaCap)=콜롬비아 무장단체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사람들을 재교육시켜 일반 회사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이다. 콜롬비아에서 교사로 일하다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에서 공부한 데이브가 졸업 후 어린이 납치 등의 범죄가 끊이지 않는 이 나라의 문제를 해결코자 창업했다. 일자리 제공이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 무장단체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에게 ‘재교육→취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FUSION(fusion.stanford.edu)=2001년 스탠퍼드대 졸업생 타리크 가니와 리라 영이 만든 사회적 기업가 네트워크 프로그램이다. 사회적 기업가에 대한 정보와 사회적 기업가 육성을 위한 강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사회적 기업가들을 초청해 의견을 듣는 컨퍼런스도 개최하고 있다. 〈김정선기자 kjs043@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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