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 이 희망이다]Ⅰ-(2) 빈곤탈출은 교육에서부터 | ||||||||||||||||||
입력: 2007년 10월 11일 17:48:54 | ||||||||||||||||||
- ‘벨’ 얼 마틴 팰런 빈민가 아이들의 꿈 찾아주는 ‘희망 학원’
미국 보스턴 남부 도체스터는 키작은 다세대 주택들이 꽉 들어찬 전형적 빈민가다. 인적조차 드문 골목. 과연 이런 곳에 사무실이 있을까 싶은 황량한 주택들 사이를 돌고 돌아 발견한 ‘벨(BELL)’의 건물은 회색 벽돌 외벽에 2층으로 이어진 철제 계단까지 밖으로 드러나 을씨년스럽기 그지없다. 예일대 졸업, 하버드 로스쿨 출신이라는 이곳 설립자 얼 마틴 팰런(39·사진)의 화려한 프로필만을 접한 상태에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가난한 아이들의 가능성을 믿고 꿈을 키워주고자 하는 그에게 빈민가 한가운데는 말 그대로 희망의 무대다. 팰런은 “정치가를 꿈꾸던 내가 교육에 눈을 돌리고 벨을 시작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고 말했다. 엘리트코스를 밟으며 승승장구하던 1992년, 친구 권유로 보스턴 외곽 주민센터로 교육 봉사를 나간 것이 계기였다. 팰런은 “6학년이 되도 책읽기조차 힘든 흑인, 라틴계 아이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자신도 태어난 지 얼마 안돼 버려진 고아였던 터라 이같은 현실이 더욱 뼈아프게 느껴졌다. 두 살 때 백인 부모의 가정에 입양돼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 큰 행운으로 느껴졌다.
“내가 받은 사랑을 사회에 돌려주고 싶었죠. 아이들을 보면서 이들을 돕는 것이 바로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난에 찌들어 희망을 잃어버린 아이들이었지만 교육을 제대로 받는다면 무슨 꿈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죠.” 그는 그해 단돈 1만2500달러, 학생 20명으로 방과후학교 ‘벨’을 열고 첫 수업을 시작했다. 아이들의 숙제를 돕고 책 읽기를 하는 전형적인 방과후학교였지만, 운영 방식은 달랐다. 부모님, 선생님의 관심에서 벗어난 빈민가 아이들에게 공부의 재미와 보람을 알게 하기 위해 그가 도입한 것은 ‘성과 중시’라는 기업 이념이다. 점점 나아지는 성적표에 자신감을 가진다면 아이들 스스로 공부를 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덕분에 반에서 꼴찌를 다투던 ‘벨’의 첫 학생 20명은 모두 대학에 들어가는 기록을 세웠다. 학생 1만2000명으로 커버린 지금도 ‘실패’ 등급에서 시작하는 벨의 모든 아이들은 프로그램을 마칠 때쯤 80% 이상 ‘향상’이나 ‘능숙’ 등급을 받는다. 팰런은 “일부는 우리가 성과를 위해 아이들을 너무 몰아댄다고 비판하지만, 실력을 키우지 못하면 이들은 계속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팰런의 차별성은 선생님을 ‘노동자’로 주목했다는 점에도 있다. 팰런은 “공교육의 실패는 열정과 책임감이 없는 교사들에게 원인이 있다고 본다”며 “성과를 위해서는 선생님들의 열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자원봉사 대학생들이 강제적 동기가 없다보니 곧잘 약속을 어기는 모습을 본 것도 이런 판단을 굳게 했다. 이 때문에 벨은 700여명에 이르는 선생님을 자원봉사자 대신 임금 고용인으로 채운다. 또 신입 선생님은 일정 기간 수습을 받고 틈틈이 재교육도 받아야 한다.
봉사에 의지하지 않는 사업적 면모는 성과를 빛나게 하는 반면 금전적 어려움을 부르기도 한다. 팰런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도덕적 결벽, 또는 능력의 부재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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