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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Solidarity Economy

사회적기업이 희망이다 1-1

by changebuilder 2008. 8. 25.

[‘사회적 기업’ 이 희망이다]Ⅰ-(1) ‘사회적 기업가’ 그들은 누구인가
입력: 2007년 10월 08일 18:29:03
 
- 왜 ‘사회적 기업’인가

양극화 해소는 국민 모두가 공유하는 국가적 의제이다. 각종 여론조사는 양극화 해소가 당면한 최대의 숙제임을 보여준다. 여와 야, 좌와 우를 떠나 양극화 해소를 단골 선거 주제로 들고 나오는 것도 이의 방증이다.
2006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가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 본사를 방문해 여성 대출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노벨재단 제공


참여정부도 빈곤·소외계층을 위해 수십조원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효과를 보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조세 저항만 거세지는 형편이다. 시민·사회 단체들이 정부의 복지정책 실패에 대해 “책상에 앉아 지원금만 나눠주는 것에 그친 데서 비롯됐다”고 비판하며 대안 조직 만들기에 나선 까닭도 이에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과 기부금에 의존해 일회성 지원에만 급급하다 보니, 결국 자금 조달에 실패하고 사라지는 처지를 면치 못하는 탓이다.

돌파구는 과연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우리나라보다 일찍 양극화 문제를 체감한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에선 ‘사회적 기업가’라는 일군의 무리가 등장해 사회 문제를 풀어가는 주축에 서고 있다. 이윤 창출을 도모하되 그 자금을 사회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한다. 소외계층에게 일회성 지원을 하는 대신,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빈곤·소외 계층을 위해 적극적으로 자본주의의 기업 전략과 전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사회 공헌 활동이 가능하다는 게 강점이다. 자본주의적 이윤 추구에 충실해 돈을 번 다음 기업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대기업이 실시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는 전혀 다르다.

사회적 기업가들은 기존 시민·사회 단체 등과는 달리 정부와 기업, 학계의 파트너십을 강화함으로써 시장에서 기존 기업들과의 경쟁에서도 경쟁력을 얻는 실험을 해 나가고 있다. 실질적 열매를 맺고 있는 사례도 적잖다. 아울러 사회적 기업가들의 이런 움직임은 구태의연한 정부 정책을 바꾸고, 매너리즘에 빠진 시민 활동가들을 현장에 다시 서게 만드는 추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 양극화뿐 아니라 고실업·노령화 등 다각적 사회 문제에 직면해 있다. 성장일변도로 달려온 세계화의 그늘은 점점 부메랑이 돼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지금 치유의 노력을 가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네가, 내가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물론 사회적 기업이 완전한 유토피아(Utopia)를 만들어내는 ‘도깨비 방망이’는 아니다.

다만, 사회 문제 해결에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정부, 시민단체들과 이윤 추구를 최상의 목적으로 삼았던 기업가들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실마리는 던져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찾아 작지만, 소중한 발걸음을 내디디는 데 있다.

〈김정선기자 kjs043@kyunghyang.com

 

[‘사회적 기업’ 이 희망이다] 무담보 대출 그라민은행…무료도서관 ‘룸투리드’
입력: 2007년 10월 08일 18:29:13
 
-사회적 기업가란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방글라데시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가 호명됐을 때 세계인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유누스 총재는 무담보 소액 대출 사업(마이크로 크레디트)을 벌이는 ‘기업가’였기 때문이다.

은행을 운영해 수익을 내는 그가 인류 평화에 어떻게 기여했다는 것일까. 유누스 총재의 특별함은 세계 곳곳에서 평화를 위협하는 빈곤 문제에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이다. 그는 빈곤층에게 담보 없이 저리로 돈을 빌려주고 창업을 할 수 있도록 기술 훈련 등을 지원했다. 대출금 98% 상환이라는 기록적인 수치가 달성되면서 유누스 총재의 실험은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캄보디아·네팔·인도 등 학교나 마을에 도서관을 지어주고 책을 지원하는 ‘룸 투 리드(Room to Read)’는 설립 이후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00년부터 6년간 세계 3600여곳에 도서관을 지었다. 같은 기간 스타벅스 매장은 1800곳이 추가 개장됐을 뿐이다. 기부금을 받아 운영하는 자선단체지만, 성과를 철저하게 수치화해 기부자들에게 전달한 경영 전략 덕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중국 본부 이사였다가 제3세계 어린이들의 궁벽한 상황을 목도하고 퇴사해 룸 투 리드를 설립한 존 우드(John Wood)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배웠던 경영 전략을 이 곳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기업가와 사회운동가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사회적 기업가’가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 기업가는 전통적 기업가처럼 이윤 추구 원칙을 따르지만, 목표를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둔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통한 이윤 추구로 일회적 자선사업이 아닌, 지속 가능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쳐 나간다.

물고기를 나눠주는 데 그치지 않고 물고기 낚는 법을 가르치겠다며 시장경제 원리 배우기에 나선 시민운동가들과, 이윤 추구에만 혈안이 된 기업가가 되지 않겠다며 윤리적 자본을 고민하는 젊은 경영학도들이 사회적 기업가의 외연을 만들고 있다.

한국에서는 낯선 단어지만 비교적 일찍부터 사회적 기업가가 등장한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선 각자의 토양에 맞는 모델을 구축해 왔다. 미국에선 ‘기업가’ 측면에 무게를 실어 이윤 창출을 통해 사회 문제를 풀어가는 인물을, 유럽에선 ‘사회 운동가’ 측면을 부각시켜 정부·시민단체·기업 3자 협동 모델을 꾸리는 인물을 ‘사회적 기업가’로 정의해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공히 혁신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빈곤·소외·차별 등의 개선에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빌 드레이튼이 1980년 무렵 세운 ‘아쇼카(Ashoka)’는 25년 동안 세계 6000여명의 사회적 기업가에게 자금과 컨설팅 등을 지원했다. 아쇼카의 지원을 받은 사회적 기업가들은 브라질 농촌 경제를 살리거나 아프리카 질병 퇴치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는 등 수많은 사업 모델을 만들어 냈다. 이 모델 가운데 93%가 사업화에 성공했다.

얼 마틴 팰런이 92년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해 미국 보스턴에 세운 방과후 학교 ‘벨(BELL)’의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첫해 등록한 학생 20명 전원이 대학(collage) 입학에 성공하면서 지금은 학생 수가 1만2000여명으로 늘어났다. 슬럼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사업은 대물림됐던 가난의 고리를 끊는 중요한 매개가 됐다.

놀라운 결과가 확인되면서 사회적 기업가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미국의 스탠퍼드·하버드 대학, 영국의 이스턴 런던 대학, 일본의 게이오대학 등에서 ‘사회적 기업가 과정’을 마련했다. 사회적 기업가 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컨퍼런스와 사회적 기업가의 윤리성을 감독하는 평가 기관 등도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사회적 기업가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결식 이웃에게 도시락을 무료로 나눠주는 사회적 기업가를 지원하는 SK그룹의 ‘행복 도시락 사업’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기업가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가 문을 열었다. 8년째 운영 중인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체 ‘신나는 조합’을 누가,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자본의 윤리’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데다 한국 실정에 맞는 사회적 기업가 육성에 대한 논의도 부족한 형편이다.

세계 각국에서 뿌리내리고 있는 사회적 기업가들의 활동과 그들의 활동을 돕는 사회적 시스템을 살펴보는 것은 이제 막 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기업가에 대한 관심이 싹트는 우리에게 의미있는 시사점을 던져줄 것이다.

〈김정선기자 kjs0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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