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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Care

퇴직연금시대 9

by changebuilder 2006. 7. 5.
(퇴직연금시대)<1부>③3040 노후대비 전략이 달라진다
[이데일리 박기수기자] 40, 50대 중장년층의 주된 관심은 단연 노후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일자리 부족으로 재취업이 하늘의 별따기인 요즘에는 30대들도 퇴직후의 생활수단에 대해 고민이 많다. 대형 제조업체에 다니는 박진흡과장(35)의 고민도 다르지 않다.

맞벌이로 월 400만원정도를 버는 박과장은 모아 놓은 돈이 별로 없다. 연봉제라 퇴직금과 같은 목돈을 쥘 기회도 기대할 수 없는 형편. 그래서일까. 박 과장은 정부가 오는 12월부터 직장인들이 퇴직후 다달이 연금형태로 노후자금을 받을 수 있다는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다는 말에 귀가 솔깃하다. 과연 퇴직연금은 박 과장의 재테크에 어떤 변화를 줄까.

◇내 몸에 맞는 퇴직연금은

지금까지 연봉제를 실시했던 박 과장의 회사는 직원들의 복지향상을 위한다며 퇴직연금을 도입하기로 했다. 노사 향후 논의를 현행 퇴직금처럼 나중에 받을 돈이 미리 정해지는 확정급부형(DB) 또는 운용수익률에 따라 바뀌는 확정기여형(DC)중 하나를 선택할 예정이다. 물론 박 과장은 이중 무엇을 택하느냐에 따라 노후생활의 풍요도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면 확정급여형이나 확정기여형중 무엇이 유리할까. 교보생명 퇴직연금 TF팀이 박 과장 부부의 월 400만원 소득수준, 55세의 정년, 연 6%의 임금상승률을 기본 조건으로 급여를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미래의 예상 운용수익률이 얼마냐에 따라 재테크 전략이 바뀌게 된다.

먼저 임금상승률(6%)이 운용수익률(4.7%, 채권 기준)보다 높을 경우 정년인 55세에 적립된 돈이 확정급여형이 2억5628만원으로 확정기여형인 2억2719만원보다 2909만원이 더 많다.

아울러 박 과장이 연봉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이를 모두 4.7%의 운영수익률로 적립했을 경우 받는 2억1249만원에 비해서는 4379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결국 개인의 각종 펀드 운용 등을 통해 운용수익률을 임금인상률 수준으로 올리지 못한다면 확정기여형보다는 확정급여형이 휠씬 유리하다. 또 연봉제로 인해 연말에 일시불로 받는 퇴직금은 대부분 적립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운용수익률과 세제혜택 등을 고려할 때 퇴직연금이 휠씬 유리한 셈이다.

반면 금융시장 활황과 공격적인 투자에 힘입어 운용수익률(8%)이 임금상승률(6%)을 평균적으로 앞섰을 경우에는 확정기여형이 유리하다.

확정기여형은 55년 정년에 3억1089만원으로, 확정급여형인 2억5628만원보다 5461만원이 많고, 연봉제의 퇴직일시금을 모두 적립한 경우인 2억7435만원에 비해서는 3654만원 높다.

이때는 확정급여형 소득이 연봉제보다 적긴 하지만 통상 연봉제로 받은 일시불을 대부분 적립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는 거의 같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박 과장은 자신의 임금상승률과 투자수익률의 예상치를 모두 고려해 양자택일을 해야한다.

◇노후에 대한 개인 책임 강화



박 과장은 개인적으로 DC형에 호감이 간다. 퇴직연금이 시작되면 최근 시중의 돈을 빨아들이고 있는 적립식 펀드처럼 돈이 금융시장으로 몰릴 것이고 이 가운데 상당부분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가 주가를 밀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는 소식도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박 과장은 직장 동료들에게 자신의 판단을 적극적으로 알려 사업장이 DC형을 택할 수 있도록 유도할 생각이다.

박 과장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퇴직연금은 노후에 대한 개인들의 책임이 강화되는 의미를 갖고 있다. 국민연금으로는 노후에 정기적으로 탈 수 있는 돈이 부족할터이니 퇴직연금으로 보충하되 어떤 형태로 운용해 어느만큼을 받을 지는 각 개인들이 알아서 정하라는 뜻이다.

목돈을 만져보겠다는 의욕으로 주식에도 많은 돈을 투자했다가 서너차례 날린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는 박 과장은 퇴직연금에 노후소득을 기대해 볼 참이다. 그래서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에서는 손을 떼기로 했다.

◇ 간접투자상품이 재테크의 핵심으로

박재현 우리증권 강남교보타워 PB 팀장은 "우리나라처럼 노후에 대한 복지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퇴직연금 도입은 매우 의미가 크다"면서 "미국의 `401(k)` 등 해외 퇴직연금제도의 사례를 볼 때 이 제도는 중장년층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적으로 퇴직연금이 노후소득의 주요한 수단으로 자리잡게 되면 개인들의 재테크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박 팀장은 "국내 기업들의 여건 등을 고려할 때 퇴직연금제도가 곧바로 보편화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퇴직연금 정착과 더불어 직장인들이 금융자산 중심의 노후대비 전략에 관심을 기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관련해 퇴직연금 도입을 계기로 부동산투자나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에 대한 비중이 줄어들고 각종 펀드등 간접투자상품이 재테크의 핵심수단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노후에 의지해야할 자신들의 연금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80년대초 공적연금을 아예 민영화한 칠레의 경우 직장인들의 주된 관심사는 연금기금관리회사인 AFP에 맡긴 자신들의 연금수익률 동향이다.

서춘수 조흥은행 PB강북센터지점장은 "퇴직연금 도입으로 개인들의 재테크에 경천동지할만큼의 변화는 예상되지 않지만 간접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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