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협동조합 역사를 조망하고 있는 그래픽 소설이 최근 번역, 출판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고구려대 박상하 교수는 영국 협동조합그룹(The Co-operative Group)이 그래픽 소설로 쓴 ‘협동조합 혁명’을 옮겨 지난 5일 출판했다.
영국 협동조합그룹은 15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소비자협동조합이다. 지금 까지도 로치데일 공정선구자 협동조합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협동조합그룹은 식품, 소매, 금융 서비스, 장례식 및 농장 등에 조합원 수가 810만 명, 직원 수는 9만 명, 회원생협만 무려 127개인 영국 최대의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다. 이들이 최근 경영위기를 겪으면서 협동조합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바로 그래픽 소설이었다.
그래픽소설(Graphic Novel)이란 문학작품처럼 깊이 있고 예술성 넘치는 작가주의 만화를 일컫는 말이다. 기존 코믹스에선 보기 힘든 깊이를 추구하며 예술적 실험성이 두드러지는 게 특징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그림 소설, 문예 만화라고도 한다. 그래픽소설은 만화의 형식을 빌리지만 소설처럼 길고 복잡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다.
70쪽 분량의 이 책 역시 그래픽 소설로 수백 년 동안 이어져온 협동조합의 변천과 확산과정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마치 웅장한 뮤지컬드라마나 멋진 고전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협동조합이 즐겁고 행복한 상상의 날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의 구성은 시계열적으로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어졌다. 협동조합 역사에서 로버트 오언과 조지 제이콥 홀리요크를 빼놓을 수 없듯이 산업혁명과 자본주의 역사는 우리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과거에는 홀리요크를 통해 로치데일협동조합 선구자들과 산업혁명기의 시대적 상황을 그리고 있다. 세계 최초의 협동조합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펜익위버로 기록된다. 하지만 성공적인 모델로 기억되는 로치데일 공정선구자조합은 75년 뒤인 1844년에 탄생하였다.
현재에는 협동조합이 전 세계에 140만개로 성장하고 조합원 10억 명에 1억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모범적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미래는 로치데일 공정선구자 협동조합 설립이후 200년이 되는 2044년에는 협동조합이 자체 개발한 화성탐사선을 발사할 정도로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고 있음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협동현상에 있다. 새와 꿀벌들과 같은 동식물들이 생존하기 위해 어떻게 협동하는지를 과학적 증거와 이론을 통해 입증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배울 점은 자본주의에서 경쟁이 미덕이라면 협동은 신뢰이며 아름다운 가치라는 것이다.
(주)시그마프레스에서 발행했으며, 가격은 8,000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