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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통합지원센터의 역할과 기능

changebuilder 2012. 4. 20. 14:10

[기고]사회적기업통합지원센터 아십니까?
박상하
기사 게재일 : 2012-04-18 07:00:00
 
 올해로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시행된지 5년이 지났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양적인 성장을 이루었지만 대부분의 사회적기업들은 정부 의존적이며 자립성이 확보되지 못한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기업이 새로운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인식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일자리창출과 사회통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최근 중앙정부 부처별로 사회적기업과 유사한 형태의 조직들을 육성하는 것은 사회적 경제의 외연을 확장한다는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유사한 사업들이 중복되고 차별화되지 못한다면 재정의 비효율적 운영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이 지역화와 통합화의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사업의 성격과 목적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올해부터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과 행정안전부의 마을기업을 지원하는 민간위탁 기관은 한곳에서 통합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

 통합지원센터는 업무를 한곳에서 지원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지만 사회적경제의 새로운 방향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그 역할과 기능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사회적경제의 경험이 부족하고 역사적 전개과정이 정부의존적인 관제적 성격이 강하여 유럽이나 선진국처럼 지역주민의 자발성과 시민사회의 토양이 탄탄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유럽의 협동조합이나 다양한 사회경제 조직들의 역사는 중세봉건시대의 길드나 민간단체(associations) 형태로부터 발전된 것이 대부분이다.

 사회적기업과 같은 사회적경제가 본격적으로 각광받게 된 것은 1970년대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저기술 저능력 저자본의 서민들은 시장과 국가 어느 것도 자신들의 삶을 보호할 수 없다는 절박감 속에서 그들 스스로의 상호부조와 결사체적 공동체를 형성하면서 등장한 지역사회 운동이었다.

 유럽의 경우 이와 같은 풀뿌리 시민운동으로 출발했던 사회적경제 현상은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실업과 빈곤, 사회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도 기본에 충실하며 유럽의 사회적경제에 대한 의미를 다시 되짚어 보아야할 시점에 와 있다.

 사회적기업 통합지원센터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보다 지역성, 수익성, 공익성 모두를 충실하게 담아낼 수 있는 전문성과 조직력을 확보하고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직 우리는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민간재단이나 기금, 나아가 사회적기업가를 양성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부족하며 무엇보다 시장조성이 미흡하다. 따라서 민간의 역량을 강화시켜주고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통합지원센터는 우선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을 통합하여 서비스를 지원하게 되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미국의 로버츠재단(REDF)이나 아쇼카(Ashoka)재단과 같은 순수 민간기구로서의 역할정립이 필요하다.

 REDF는 로버츠라는 기업인의 기금으로 설립되어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NGO들을 지원하고 있다. REDF는 매우 철저하고 전문적인 경영방식으로 사업신청에 대한 잠재력, 투명성, 협력 등의 엄격한 심사기준과 평가도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아쇼카재단의 사회적기업가 발굴과정은 서류심사에서 80%정도가 탈락한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사람은 14명의 전문가들이 12~20시간 동안 면접을 통해 선발되며 이들은 현재 전 세계 80여개 국가에서 32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나라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발전경로와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지원정책이나 법적 제도적 장치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단순히 통합지원센터가 정부업무를 대행하는 수준의 한시적 위탁 지원기관에 머무른다면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의 미래는 없다.

 특히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자체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창의적 시민운동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조성이 시급하다.

 다만, 사회적기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것에서 부터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은 특정기관이나 개인이기보다는 우리 모두의 따뜻한 가슴과 열정에 달려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박상하 <광주시사회적기업통합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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