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사내
보육시설이 비용이라고 여기지만 효과는 그 이상입니다."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인 ASE코리아는 사내 보육시설이라는 개념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던
1998년 회사 부지에 어린이집을 세운 외국계 중견기업이다.
이 회사 맹상진 사장은 "1997년 서울에서 파주로 회사를 옮기며 사원들에게 가장 필요로 하는 시설을 물은 결과 보육시설이라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많아 11억원을 들여 어린이집을 세웠다"고 말했다.
"업종의 특성상 여자 직원이 많은데 19세 정도에 입사해 2~3년 정도 지나면 숙련도가 높아집니다.
동시에 이 직원들의 가임기가 시작되죠.회사 입장에선 이런 숙련된 직원들을 계속해서 고용할 수 있고 직원들은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우며 회사를
다닐 수 있어 서로 '윈-윈'하는 셈입니다."
맹 사장은 "사내 보육시설을 설치한 이후 이직률이 낮아지고 업무 몰입도가 높아지는 등 회사 입장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ASE코리아의 이직률은 동종 업계 평균인 20%보다 훨씬 낮은 10% 미만이다.
그는 특히 "과거에는 미취학 아동을 키우는 경우 아이가 아프거나 문제가 생기면 조퇴를 하는 등 업무 효율성이 많이 떨어졌는데 회사 담장
안에서 아이를 키우다 보니 업무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져 생산성도 크게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어린이집은 우수 인재 유치에도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맹 사장은 "회사 밖에도 어린이집에 대한 소문이 많이 나면서 대기업만 선호하던 4년제 대학 출신 엔지니어들이 입사를 문의해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ASE코리아의 어린이집은 새벽 6시에 문을 열어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비용은 연간 4억원이 조금 넘게 듭니다.
이 중 회사와 정부,학부모가 3분의1 정도씩 부담하죠.회사에 대한 충성도와 어린이집을 통해서 얻는 여러 가지 무형의 효과까지 감안하면 이
정도 비용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맹 사장은 "기업체는 토지와 인력 같은 리소스(자원)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국가나 민간시설보다 보육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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