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ctive Senior

퇴직연금시대6

by changebuilder 2005. 11. 15.
(퇴직연금시대)<2부>①직장인 '노후가 두렵다'
직장인 10명중 2명정도만 "노후 준비하고 있다"
"퇴직금으로는 노후소득 보장 못해"
퇴직연금 한달 후 시행되는데 직장인들 "모르겠는데요"
입력 : 2005.10.31 12:20
[이데일리 지영한기자]노사간 이해 대립에도 불구하고 퇴직연금 도입이 꾸준하게 논의되어 온 것은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안정적 노후소득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나라 평균 직장인들은 불안한 노후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는가. 결과는 회의적이다. 우리나라는 고령화사회(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이상)에서 고령사회(14%이상)으로 가는 기간이 18년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빠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대비는 크게 소홀한 것으로 분석됐다.
 
2부에서는 `고령화 시대, 우리는 준비됐나`를 주제로 우리나라 노후소득 보장체계에 대한 현주소를 점검해본다.[편집자주]
 

한국의 직장인 10명중 9명은 노후생활에 걱정과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은퇴 이후 노후생활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힌 직장인은 100명중 단 2명에 불과했다.

오는 12월 퇴직연금제도의 도입을 앞두고 이데일리는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퇴직연금`에 대해 직장인들이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 설문 조사했다. 조사는 제조업과 금융기관 등에 종사하는 282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팩스와 이메일을 통한 자기기입방식으로 10월19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됐다.

◇10명중 2명만 "노후 준비하고 있다"

조사결과 직장인들이 희망한 퇴직연령은 55~59세가 34.7%로 가장 많았고, 60~64세(26.7%)가 그 뒤를 이었다. 근로자 10명중 6명은 고령자(노동부 고령자고용촉진법 기준 55세 이상) 대열에 들어서도 일을 계속 하고 싶어함을 보여줬다. 고령자가 되어서라도 일을 하겠다는 응답은 20대 47.30%, 30대 58.5%, 40대 72.6% 등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급격히 증가했다.

이미 고령화 문제는 지구촌의 ‘화두’가 된지 오래다. 이와 관련, 조사대상 근로자의 88.7%는 ‘노후생활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노후생활이 매우 걱정된다’는 응답도 47.9%에 달했다. 반면 1.4%만이 ‘전혀 걱정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결국 많은 직장인들이 고령자가 된 이후에도 계속 일을 하겠다는 배경에는 노후생활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이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이는 일본 내각부가 지난 2001년 주요 국가의 60세 이상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을 계속하고 싶어하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당시 조사에서 일을 계속 하고 싶어하는 한국의 고령자중 64%는 수입목적, 즉 경제적 궁핍을 그 이유로 들었다. 미국(27.6%)과 일본(40.8%)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수치였다.

그러나 한국의 근로자들은 은퇴 이후 노후생활 준비에는 매우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 ‘은퇴 이후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은 24.1%에 그쳤으며, 특히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는 대답은 2.1%에 불과했다. 반면 ‘은퇴 이후 준비가 그저 그렇다’거나 ‘별로 하지 않는다’는 대답이 62.4%였으며, ‘전혀 없다’는 응답도 13.5%에 달했다.

은퇴이후 생활비 조달 방법에 대해선 자신과 배우자가 모아놓은 재산소득이 45.9%로 가장 많았고, 공적연금이 34.5%, 일을 계속해서 받는 근로소득이 17.4%였다. 반면 자녀나 친척 등 사적(私的)으로 조달하겠다는 응답은 2.1%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2003년 일본 금융홍보 중앙위원회가 자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와 비슷했다. 당시 노후생활비 조달방법으로는 공적연금(43%), 근로·사업소득(23%), 기업·개인연금 및 보험(11%), 자녀·친척(4%) 등의 순이었다. 양국 모두 자녀의 도움을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는 반면 연금이나 계속을 일을 해 번 돈으로 노후생활을 맞이하겠다는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퇴직금으로는 노후소득 보장 못해"

‘현행 퇴직금제도가 노후소득을 제대로 보장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2.1%에 그친 반면 ‘못하고 있다’가 47.1%, ‘전혀 못하고 있다’는 답변도 22.1%에 달했다. 응답자들은 연봉제와 중간정산 등의 확산으로 퇴직금제도가 노후소득 보장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4.9%는 현행 일시 퇴직금제도의 문제점으로 ‘잦은 이직이나 연봉제·중간정산으로 인해 실질적인 보장이 미흡하다’라는 점을 꼽았다. 이번 조사대상자의 절반에 가까운 49.1%는 이미 중간정산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퇴직금의 문제점을 근로자들이 피부로 체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같은 일시 퇴직금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퇴직연금제도`에 대한 근로자들의 이해는 아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제도를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응답은 15.3%에 그쳤고, ‘잘 안다’는 대답은 3.9%에 불과했다. 반면 ‘모른다’가 35.9%, ‘전혀 모른다’가 16.7%에 달했다.

퇴직연금제도를 ‘모른다’거나 ‘전혀 모른다’고 응답한 비율은 제조업 근로자(66.30%)가 금융기관 종사자보다 높았다. 금융기관중 퇴직연금을 ‘모른다’거나 ‘전혀 모른다’는 응답은 은행과 증권이 46.0%와 44.0%로 비슷했고, 보험이 29.20%로 가장 낮았다.

새로운 퇴직연금제도중 하나인 확정급여형(DB) 퇴직여금제도가 현행 퇴직보험과 유사해 보험업종 근로자들의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직장인 10명중 7명은 "퇴직연금 모른다"..홍보 시급

그러나 근로자 전반적으로 퇴직연금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아 퇴직연금제도에 대한 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조사대상 근로자들중 10명중 9명도 퇴직연금 교육이 필요성을 지적했다. ‘교육이 필요없다’는 응답은 9.9%에 불과했다.

퇴직급여제도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근로자의 절반(50.2%)은 기존 퇴직금제도를, 나머지 절반(49.8%)은 새로운 퇴직연금제도를 선호했다.

퇴직금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중간정산 가능, ▲연금제도 불신, ▲퇴직연금제도 몰이해, ▲퇴직금 일시수령 후 재투자 가능 등이 꼽혔다. 퇴직연금을 선호하는 쪽에선 ▲노후보장, ▲높은 수익 가능, ▲공적연금 보완, ▲수급권 보호 등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상당수 근로자가 퇴직연금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교육 등을 진행될 경우 퇴직연금제도의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퇴직연금제도를 선택한다면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제도’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44.5%였고,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제도’가 40.9%, ‘잘 모르겠다’가 14.6%였다.

◇퇴직금, 퇴직연금 선호도 `팽팽`

DB형을 선호하는 이유으로는 ‘예측 가능한 노후 설계’(67.2%), ‘퇴직적립금 운용 리스크를 회사가 책임’(15.7%), ‘현행 퇴직금제도와 유사’(12.7%) 등의 순이었다. DC형 선호 이유로는 ‘근로자 스스로 적립금 운용 가능’(43.2%), ‘회사 부담금 이외 본인이 추가로 적립 가능’(31.3%), ‘전직시 적립금 계속 유지’(16.4%)의 순이었다.

‘직장에서 퇴직연금제도를 언제쯤 도입하기를 희망하느냐’는 질문에는 2010년 이후가 33.2%, 2006년 이내가 31.0%, 2007년 17.5%, 2008년 13.4%, 2008년 13.4% 등의 순이었다.

퇴직연금사업자 선정기준으로는 절반 이상인 55.8%가 ‘금융기관의 안정성과 장기 자산운용 전문기관’이라고 답했다. 또 ‘자산운용 수익률 및 리스크관리 역량’(23.4%), ‘회사에 적합한 퇴직연금제도를 설계할 수 있는 능력’(16.8%), ‘신속 정확한 업무처리와 Web·Call센터 등 편리한 서비스’(4.0%) 등이 꼽혔다.

박태일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국민들은 고령화에 걱정을 하면서도 그동안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몇 년안에 본격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나 기업 모두 청년 뿐만 아니라 고령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Active Senior' 카테고리의 다른 글

퇴직연금시대8  (0) 2005.11.15
퇴직연금시대7  (0) 2005.11.15
퇴직연금시대5  (0) 2005.11.15
퇴직연금시대4  (0) 2005.11.15
퇴직연금시대3  (0) 2005.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