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 증후군(MERS)'이 한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전남에서도 확진환자가 발생하면서 U대회를 앞두고 걱정이 많다. 각종행사나 모임이 취소되고 학교는 휴업을 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불참을 통보했고 홍콩을 비롯한 중화권 국가들은 우리나라 여행자제를 권고하고 나섰다. 국제적인 큰 행사를 앞두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 더구나 손님을 맞이해야 하는 광주시민들은 오랜 기간 동안 만전의 준비를 해온 마당에 날벼락을 만난 기분이다. 그러나 호사다마란 말도 있듯이 최선을 다한다면 충분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좋은 일에는 장애물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올림픽이나 굵직한 국제행사에는 항상 테러와의 전쟁이었다. 1972년 뮌헨 올림픽과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은 대표적인 피의 올림픽으로 알려져 있다. 뮌헨 올림픽은 이스라엘과 적대관게에 있던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소속 단원이 이스라엘 선수촌을 급습하여 최악의 참사로 기억되고 있다. 또한 보스톤 마라톤대회 테러사건 등 수도 없이 많았다. 국제정치와 종교 또는 민족적 이념이나 반감을 관철시키기 위해 올림픽이나 국제행사장을 표적으로 삼기 때문이다. 자연재해나 문화적인 이유를 표방하기도 한다. 애틀란타 올림픽은 낙태와 동성애 결혼 반대자들의 테러로 수많은 사람이 죽고 부상당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더욱 심각했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정치적 문제부터 자연재해까지 재앙 5종세트란 괴담이 난무했었다. 실제로 올림픽개최 반대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결국 취소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괴담의 실체와 중국의 극복사례는 U대회를 맞는 광주시민에게 타산지석이 되기에 충분하다.
당시 중국에서는 여러 가지 재앙을 올림픽과 연결시키면서 존티토 예언까지 괴담은 증폭되어 갔다. 그것은 올림픽 마스코트인 5개의 푸와가 재앙 5종세트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바로 산둥성 열차사고, 쓰촨성 대지진, 릴레이 성화저지 시위, 티베트 유혈사태, 중국 남부지역 홍수 5가지 재앙을 말한다. 중국인들은 2008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100년만의 꿈’이 실현됐다고 입을 모았다. 개막식과 폐막식에서도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을 평화와 번영으로 승화하고자 했다. 올림픽을 통해 안으로는 자국민을 단결시키고 자긍심을 심어주는 한편, 밖으로는 1978년 개혁개방 이후 눈부시게 발전한 중국의 모습을 세계에 과시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재앙과 사고는 중국에게 대 망신을 안겨주었다. 우리도 언론을 통해서 당시의 기억이 생생하다. 중국이 이런 최악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당국의 신속한 대응이었다. 전 세계인들에게 중국의 불안한 먹을거리와 오염된 공기 그리고 불결한 위생과 침뱉는 시민의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다. 따라서 중국정부는 시민의식 고취와 문화수준을 높이는 것, 침 안뱉기 운동과 미소짓기 훈련 등 대대적인 중국개조를 단행했던 것이다. 지금도 그 물결이 이어져 도시마다 온통 공사장이며 날마다 달라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우리나라도 88년 서울올림픽을 비롯해 여러 스포츠행사를 통해 국격을 높여왔다. 우리나라에서 U대회는 97년 무주와 03년 대구에 이어 광주가 세 번째인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본래 올림픽 경기에선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의 국가가 울려퍼지지만 유니버시아드는 국가가 흘러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나라 선수가 금메달을 땄던 FISU의 공식찬가인 ‘젊은이들의 노래’가 나온다. 이것은 정치적인 이해관계나 이념갈등 종교 문화 모든 것을 초월한 세계 대학생들의 우정과 교류를 다지는 자리라는 것이다. 경쟁보다는 축제처럼 즐기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우리만의 분단을 극복하기 위한 통일염원을 담고 있으며 EPICS포럼과 유스리더십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또한 민주 인권 평화의 도시 광주를 가장 세계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메르스라는 장애물 때문에 광주정신을 상처입게 할 수는 없다.
u대회기고 201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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