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사회적기업매거진 제2호 칼럼>
박상하 (광주시사회적기업통합지원센터장)
얼마 전 공유와 협력이라는 포럼에 갔었다. 광주공동체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말하는 개념과 용어들에서 어떻게 하면 공유와 협력을 증진시키고 연대를 강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광주하면 많은 사람들이 민주 인권 평화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광주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수단적 하위개념으로 공유와 협력 연대를 어떻게 실천하고 생활에 접목하느냐는 중요한 일이다.
어떤 교수는 광주가 갖는 이러한 고정관념이나 이미지 때문에 오히려 폐쇄적이며 고립된 사고를 고착화할 수도 있다는 경고도 있었다. 그것은 아마도 지난 세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정치적인 이념이나 갈등이 지역적 소외를 불러왔다는 부정적 의미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고백처럼 들려왔다.
어느덧 나도 한마디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그리고 협동조합에 대한 자문이나 다양한 지원활동을 하고 있는 나의 입장에서는 더욱 간절한 이야기였다. 흔히 사회적경제가 발달한 유럽이나 선진국은 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의 가치를 사회자본으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광주는 사회자본이 어느 정도일까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외부 사람들이 본 과거 광주의 민주화와 시민사회 역량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보아야 한다. 여러 가지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지만 사회적경제에 관한 한 광주가 사회자본을 바탕으로 한 민•관협력이나 공유적 가치를 담보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른 것 같다. 광주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400여개 이상의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은 박수받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사회적경제를 정부의 재정지원에만 관심을 갖는다거나 일반 개인 창업과 유사한 생각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광주의 미래는 밝지 못할 것이다.
신뢰와 규범 그리고 공유와 협력의 가치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자본은 그 지역의 역동성과 에너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그러기에 오늘날과 같은 산업사회에서 사회자본은 새로운 도시경쟁력으로 작용한다. 하버드대학의 로버트 퍼트남교수에 따르면 사회 자본(social capital)이란 상호이익을 위한 협력과 조정을 용이하게 하는 사회적 특성 즉, 사람들이 서로 믿고 협동심을 발휘하게 만드는 신뢰, 규범, 네트워크 등 사회적 맥락에서 발생하는 일체의 무형자산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동일한 양과 질의 노동과 자본을 생산요소에 투입하고서도 다른 성과가 나오는 이유를 사회자본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사회자본이 잘 형성된 지역은 살기 좋은 도시이며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우리들 스스로 사회자본이 충분하게 축적되었다고 말하려면 행동으로 공유와 협력을 실천하고 사회적경제로 나타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생활의 작은 것에서 부터 배려와 이해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시민사회의 역량을 강화한다면 보다 발전되고 지속가능한 사회적경제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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