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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Policy

독일통일 17년 -1

by changebuilder 2007. 10. 8.
[독일통일17년] 통일 뒤 동독에 1820조원 투입 … 동서 격차 확 줄어 [중앙일보]
천문학적 통일 비용에 경제 휘청거렸지만
최근 성장률 2.7%대 회복 … 실업도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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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의 화물분야 자회사인 루프트한자 카르고와 도이체 포스트(독일 우편)의 자회사인 DHL은 작센주 라이프치히에 합작 항공화물 회사를 설립할 것이라고 지난달 발표했다. 라히프치히는 '신(新)연방주'라고 부르는 옛 동독 지역에 속해 있다.

교역과 경제활동의 핵심이랄 수 있는 물류의 중심지를 옛 동독 지역에 둘 수 있게 된 것은 그동안 도로와 공항 등 인프라를 충분히 확충했기 때문이다. 1990년 10월 3일 동.서독 통일 뒤 지난해까지 연방정부가 신연방주에 쏟아부은 교통관련 인프라 투자만 670억 유로(약 87조원)에 이른다. 16년간 신연방주 지원에 들어간 전체 통일 비용은 1조4000억 유로(약1820조원)로 현재 독일 국가 부채와 맞먹는다.

신연방주 재건 업무를 담당하는 볼프강 티펜제 교통건설부 장관은 "항공화물 회사의 설립으로 엣 동독 주민은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의 발전과 이에 따른 새 일자리 창출 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인프라가 발달한 라이프치히 등은 세계적인 운송회사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동서 격차 좁아져=독일이 통일된 지 17년이 지난 지금, 옛 동독 지역에 대한 집중 투자와 개발 노력으로 동서 간 경제력과 생활수준의 차이가 상당히 좁혀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옛 동독 지역의 경제성장률은 3%로 옛 서독 지역의 2.7%보다 오히려 높았다. 실업률은 여전히 옛 서독 지역의 두 배나 되지만 그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통일 독일의 수도가 된 베를린은 유럽의 새로운 패션 중심 도시로 발전하며 동부 독일 발전의 견인차 노릇을 하고 있다. MCM 등 세계적인 명품 점포 800여 개가 들어서 파리.밀라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티펜제 장관은 그러나 "신연방주가 구연방주(옛 서독 지역)를 따라잡으려면 분야에 따라 10년에서 길게는 20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독일 통일 연례보고서는 "아직 옛 동독 지역의 1인당 경제력이 서독 지역의 67%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신연방주는 구연방주와 비교해 납세력에선 37.8%, 근로자 수입은 77%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2019년까지 신연방주에 대한 개발 원조 약속이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독일 정부는 95년 옛 동독 지역에 대한 지원을 규정한 '연대 협정'의 이행을 시작한 이래 매년 750억 유로의 자금을 구연방주에서 신연방주로 이전했다. 이 협정은 2004년 말이 시한이었지만 신연방주의 요청에 따라 2019년까지로 연장됐다.

◆독일 경제 부활=통일비용을 견디지 못하고 휘청대던 독일 경제가 다시 힘차게 비상하고 있다. 한때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경제성장률은 유럽에선 상대적으로 높은 2.7%대로 낮아졌다. 실업률도 통일 당시 수준으로 낮아졌다.

독일 노동청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실업자 수는 354만3000명(실업률은 8.4%)으로 1년 전에 비해 무려 69만4000명이 감소했다. 9월 기준으로는 15년 만에 최저다. 쾰른 소재 IW 경제연구소 책임자는 "생산 주문이 이어지고 있으며 공장 가동률도 90%나 된다"며 실업률이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은 "내수와 수출 수요가 모두 늘고 있어 특히 엔지니어와 금속 노동자 및 전자부문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며 "65만 개의 일자리가 비어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옛 동독 지역 재건에 천문학적인 돈이 투자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재정적자도 최근 들어 줄고 있다. 경기 호황에 따른 세수 증대 등에 힘입어 올해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0.1%에 그칠 것이라고 재무부는 밝혔다. 애초 균형 예산은 2010년에 가서야 달성될 것으로 전망됐다. 재정적자는 지난해 1.6%, 2005년엔 3.4%에 이르렀다.

◆극우 폭력 사태 등 과제 남아=티펜제 장관은 올해 통일 연례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옛 동독 지역에서 외국인을 배척하고 폭력을 일삼는 극우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재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간 타게스 슈피겔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에서 발생한 극우파 관련 범죄는 1만8000여 건으로 지난해보다 14%나 증가했다. 극우 범죄 발생률은 90년 통일 이후 가장 높았다.

통일된 지 20년이 가까워 오지만 독일인은 공통된 '국민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뒤셀도르프의 '정체성 재단'이 라인골트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독일인은 고향이나 이웃, 가족에 대한 개념을 국민 감정보다 더 중요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들은 "이는 오랫동안 작은 나라로 쪼개져 살아왔던 독일의 역사와 관련이 깊다"고 분석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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