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동고등학교 영어교사 이유경씨(39)는 올해 6세,4세인 두 아이의 엄마다.
이씨는 2년 터울로 아들을 낳고 육아휴직도 충분히 사용했지만 학교에서 불이익을 받는다거나 동료 교사들의 눈치를 보는 일은 전혀 없었다.
늦어야 오후 4~5시면 퇴근하다 보니 민간 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에 비해 아이 키우는 데 할애할 수 있는 시간도 많다.
그녀는 "교사의 경우 육아휴직이 3년으로 긴 데다 실제로 이를 모두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출산하고 돌아오더라도 학교 생활에 아무런
불이익이 없어 여교사들은 아이를 두 명 이상 낳는 게 기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의 사례처럼 출산 관련 제도가 잘 갖춰진 학교나 국가기관,공기업에 근무하는 여성은 민간기업 여직원보다 둘째 아이 출산율이 월등히 높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서울대 인구학교실 조영태 교수팀은 2001년 1월부터 2년 8개월 동안 25~34세 기혼여성 1438명의 출산율을 분석해 '사회경제적
수준과 출산력'이라는 논문을 내놨다.
논문에 따르면 첫째 아이가 있는 여성 공무원과 공기업 종사자 중 51%가 조사기간 중 둘째 아이를 낳았다.
반면 같은 조건의 민간기업 여성들은 28%만이 둘째 아이를 출산했다.
자녀가 없던 여성은 공무원의 32%,민간기업에 다니는 여성의 35%가 조사기간 중 첫 아이를 낳았다.
첫째 출산에는 직업별로 별 차이가 없는 셈이다.
조 교수는 "공무원 여성이 둘째 아이를 많이 낳는 이유는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등 제도가 잘 갖춰져 있고 출산 후 쉽게 직장에 복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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