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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시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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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11. 15. 15:00
(퇴직연금시대)<3부>③황금 은퇴시장을 잡아라/증권 |
자산관리컨설팅
경험 풍부..DC형 비교우위 `자신` 총괄서비스 제공해 고객과 윈윈..틈새공략해 블루오션 창출 |
입력 : 2005.11.10 11:30 |
퇴직연금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증권업계의 각오가 남다르다. 블루오션은 경쟁이 없는 시장을 의미한다. 레드오션은 그 반대의 개념이다. 퇴직연금이 새롭게 열리는 시장이라고 본다면 퇴직연금시장은 레드오션이 아니라 분명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것이 맞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퇴직연금을 이미 레드오션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증권사뿐만 아니라 은행과 보험권의 상당수 기관들이 퇴직연금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왠만한 규모의 금융기관이라면 거의 예외없이 퇴직연금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의사를 내보이고 있다. 증권업계만 보더라도 대우증권 대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CJ투자증권 등 10여개 주요 증권사들이 퇴직연금사업을 준비중이다. 보험사와 은행을 망라하면 퇴직연금사업자(금융기관)는 수십개에 달한다. 경쟁이 적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퇴직연금사업자들이 단기실적 위주로 무리한 계약유치에 나서고, 수수료 인하경쟁마저 전개한다면 서비스의 ‘질’ 저하는 불가피하다. 고(高)보수형 상품위주로 상품을 추천하는 등의 무분별한 경쟁에 빠진다면 퇴직연금시장 전체가 레드오션으로 빠르게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퇴직연금시장 이미 레드오션..“증권사만의 블루오션을 찾겠다” 증권사들은 자신만의 노하우로 차별적인 성과를 거두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러한 각오없이 덤볐다가는 레드오션으로 휩쓸려갈 것임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창호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팀 차장은 “퇴직연금시장의 진입 자유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동시에 진입 이후의 성장의 장애물도 만만찮다”고 밝혔다. 기존의 퇴직보험(보험권)과 퇴직신탁(은행권)이라는 장애물이 신규 진입자(증권)의 성장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각종 법적규제나 시장의 관성은 신규 진입자에게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퇴직연금사업을 블루오션으로 만들기 위해 다각적인 접근을 모색해왔고, 나름대로 철저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은행 보험에 비해 증권사의 이점도 많다. 저금리시대를 맞이해 주식시장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산관리의 개념이 ‘저축’에서 ‘투자’로 점차 옮겨지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이에 따라 투자상품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생각이다. 김연식 삼성증권 퇴직연금 파트장은 “증권사들은 다양한 금융상품을 다뤄본 경험과 투자교육 등에서 타 금융권보다 앞서 있다”며 “최근 선진국에서 각광 받고 있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제도에선 증권사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초기시장을 잡아라” 증권업계는 물론이고 은행 보험사 대부분은 퇴직연금시장의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제대로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퇴직연금관련 법안이 작년말 통과된 이후 시행규칙 감독규정, 세제 등의 제·개정이 다소 지연됐다. 홍보부족 등으로 퇴직연금에 대한 근로자와 기업들의 이해도 역시 낮은 상황이다. 기업의 입장에선 퇴직연금을 도입하기 위해선 노사합의가 필요한데, 이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기존의 퇴직금제도가 그대로 유지되고 퇴직보험제도가 5년간 유예된데다, 세제측면의 보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시장은 도입초기엔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기다리지 않겠다는 자세다. 퇴직연금시장이 서서히 커지겠지만 초기시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김연식 팀장은 “제도의 특성상 한번 고객은 평생고객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초기시장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우선 신규 퇴직연금자금을 적극 발굴하는 한편 보험사와 은행에 적립돼 있는 기존 퇴직금들을 퇴직연금으로 재유치하겠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 보험사와 은행이 기존 퇴직보험과 퇴직신탁 운용을 통해 유리한 위치에 있는 만큼 틈새시장 공략도 모색하고 있다. ◇DC형 퇴직연금 적임자는 “나요,나” 한국증권은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은 물론이고 개인퇴직계좌(IRA)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자세다. 국내에서 일시 퇴직금지급과 중간정산규모가 연간 수조원대에 이르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일반 퇴직근로자와 중간정산자를 대상으로 하는 IRA 자금유치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이혁근 한국증권 퇴직연금팀장은 “퇴직연금사업은 기업과 연계된 법인영업인 것과 동시에 근로자를 가입자로 대상으로 하는 만큼 자산관리에도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밝혔다. CJ투자증권은 자산관리컨설팅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체계적인 가입자교육의 강점을 살려 DC형 위주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되, 제도도입 초기엔 그룹 계열사와 1500여 거래기업을 위주로 한 타깃 마케팅(Target Marketing)을 전개할 계획이다. 또 연봉제 기업과 외국계 기업, 벤처기업 등 DC형이 적합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차별화된 마케팅을 전개하고, 퇴직연금시장 확대를 위해 퇴직연금은 물론 기업과 근로자의 종합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컨설팅도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삼성증권은 올 1월 퇴직연금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선진시장 벤치마킹을 통해 사업방향을 모색했다.5월부터는 상설조직을 출범시켜 퇴직연금시장 진출에 대비해 왔다. 일본 노무라증권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서비스 제공 노하우를 습득, 실전채비도 완료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5일엔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퇴직연금전용 웹 사이트(http://www.samsungfn.com/dc)도 오픈했다. ◇ "고객이 커야 우리도 큰다" 미래에셋증권은 고객과의 공동 가치창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기업 고객에겐 가치창출과 원가혁신을 노릴 수 있도록 인사, 재무, 노무 등에 대한 통합적인 컨설팅과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근로자 고객들에게는 상호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강화해 종합 자산관리 채널을 구축할 계획이다. 대한투자증권도 비슷한 생각이다. 고객확보를 위해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업들과 근로자에게 최선의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예컨데 기업에게는 퇴직연금 제도도입에 따른 인사, 재무, 자산운용 등에 대한 총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근로자에게는 특성에 맞는 노후대비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투증권은 이를 위해 전국의 영업점 네트워크를 통해 퇴직연금제도에 대한 기초조사를 실시해 기업체와 근로자들의 니즈(Needs)를 파악했다. 이와 관련해 윤경목 CJ투자증권 차장은 “퇴직연금이 어렵게 도입이 결정된 제도인 만큼 정부와 기업, 관련 금융기관들은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퇴직연금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서로간의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