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출산휴가를 가겠다고 했더니 지방으로 발령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박씨는 "애가 있는데 어떻게 지방 근무를 하겠느냐"며 "회사를 그만두는 방법밖에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주부인 김현주(41)씨는 교육비 등 때문에 다시 직장을 찾고 있다. 김씨는 올초부터 1년짜리 보육교사 자격증 과정에 다니고 있다. 그는 "내년에 아이가 중학교 들어가면 학원비 부담이 늘 것 같아 일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30, 40대 여성의 경제활동이 엇갈리고 있다.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대에 62%이나, 30대는 53%였다. 반면 40대는 다시 63%로 늘었다. 이른바 M자형 여성 고용구조다. 남성은 20대 67%에서 30대 94%로 높아진 뒤 40대(93%)까지 비슷한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과 일본만 M자형 여성 고용구조를 보인다. 하지만 일본은 40대 이상 여성이 손쉽게 할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가 훨씬 많다.
특히 여성은 퇴직과 재취업으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세계여성지도자회의에서 발표된 매킨지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여성 인력 대비 임원 비율이 4.9%로 아시아 최하위'라고 밝혔다. 현재 대졸 여성은 연간 14만명이 쏟아져 나온다.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경제학)는 "저출산 사회에서 여성 인력 활용이 경제적으로 중요하다"며 "첨단 분야에서 여성의 전문성을 높이는 교육과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성의 경력이 육아 때문에 단절되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재택근무나 탄력근무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