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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 안 낳는 386세대 초고령 사회 앞당겨
386과 포스트386세대는 한국이 새마을운동으로 가난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1960년대와 70년대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다. 앞선 30~50년대 세대는 한국전쟁을 거치며 인구가 줄었다. 이 때문에 386과 포스트386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인구 비중이 높아졌다.
그러나 정작 두 세대가 아이를 낳아야 할 나이가 됐을 때 출산율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70년 가임 여성 한 명에 4.53명의 아이를 낳던 게 80년 2.83명으로, 90년 1.59명으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386과 포스트386세대는 80년대 이후 세대에 비해서도 인구 비중이 훨씬 높아졌다. 2050년까지 두 세대의 인구 비중이 전체의 30%가 넘게 된 것은 이 때문이다.
세대별 인구 그래프를 그려 보면 386과 포스트 386세대가 높은 봉우리를 형성한다.
한국의 인구 고령화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지 않고 짧은 기간에 압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386과 포스트386세대의 인구 비중이 이렇게 높은 데서 비롯된다. 이들 세대가 60대에 접어드는 2026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386세대부터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와도 관련이 깊다. 직업을 가진 여성이 늘어나면서 결혼이 늦거나 아예 독신으로 지내는 여성이 크게 늘었다.
*** 2039년 성비 뒤집혀 여성 인구 더 많아져
이때 아들이 많이 태어난 이유는 셋째 아이의 출생 성비가 여자 100명당 남자 135명이 넘는 등 크게 왜곡됐기 때문이다.
결혼 적령기인 남자 26~31세의 남녀 성비를 보면 2006년 여자 100명당 남자 102.6명으로 가장 낮아졌다가 2012년 124명으로 갑자기 높아진다. 이때 결혼 적령기가 되는 사람은 남자 82~86년생, 여자 84~88년생이다. 이후 다시 낮아지는 남녀 성비는 2027년 다시 여자 100명당 남자 124.1명으로 급격히 높아진다. 남자 97~2001년생, 여자 99~2003년생이 결혼 적령기에 도달한다.
과거 아들 선호사상으로 인해 지금은 남자가 전체의 50.4%로 여자보다 많다. 그러나 출생성비가 균형을 잡아가고 여자의 평균수명이 남자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 2039년부터는 여자가 남자보다 많아진다.
*** 기업 고령화 가속도 '사오정'위기 두번 더
15~64세 사이의 생산가능인구를 연령별로 펼쳐보면 72년과 81년 전후에 출생한 사람의 인구 비중이 유난히 높다. 따라서 이들이 45세가 되는 2017년과 2026년 무렵 '사오정(45세가 정년)' 위기가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경쟁자가 많으면 그만큼 구조조정 압력도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60년을 전후해 태어난 사람이 최근 사오정 위기를 겪고 있는 데서도 입증된다. 생산가능인구에서 72년과 81년생 못지않게 비중이 높은 연령대가 60년을 전후한 출생자다.
이들은 80년대 중.후반 3저(저금리, 저달러, 저유가) 호황 속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세대로 이들이 45세 전후가 된 최근 사오정 위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생산가능인구에서 비중이 높은 연령대의 월급생활자는 '오륙도(56세까지 직장에 남으면 도둑)' 위기를 겪을 가능성도 크다. 다만 2016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해 정년 연장 등이 이뤄질 경우 구조조정 압력이 약화될 여지는 있다.
고령화에 따른 구조조정 압력은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더 강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93~2003년 사이 기업규모별 종업원의 평균연령을 보면 10~29인 기업은 2.5세가 높아진 데 그쳤으나 500인 이상 대기업은 3.1세가 높아졌다. 대기업이 훨씬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 5년 뒤부터 10년마다 초등생 20%씩 줄어
2015년을 전후한 초등학생의 감소는 2010~2020년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격감으로 이어진다. 10년 동안 중학생은 30.6%, 고등학생은 33.6%가 줄어든다. 2006~2008년에 태어날 아이가 중학생, 2003~2005년생이 고등학생이 되는 때다.
따라서 이들이 대학에 들어가게 되는 2030년에는 대학생 수가 23.1%나 줄게 된다. 2030년이 되면 각 대학이 정원을 채우지 못해 입시 지옥이 상당 폭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반이나 고액 과외 등 입시와 관련한 학원산업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중.고생의 큰 폭 감소는 2040~2050년 사이에 또 한 차례 이뤄진다. 학생 수 감소에 맞춰 학교의 지역별 안배 계획도 다시 짜야 할 전망이다.
*** 2020년 학원산업 지고 실버산업이 자리 메워
2020년이 되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6~21세인 학생 인구를 추월한다. 이에 따라 2020년을 분기점으로 학원산업은 급속도로 쇠퇴할 수밖에 없다. 그 자리는 실버산업이 메우게 될 전망이다.
2050년엔 전형적인 초고령 사회의 인구 구조가 된다. 70세 이상 할머니 인구의 비중이 전체의 16.5%에 달하게 된다. 특히 80세 이상 할머니 인구가 전체의 8.6%를 차지해 남녀 연령대를 통틀어 비중이 가장 높아진다. 할아버지 인구도 급격히 늘어난다. 70세 이상 할아버지 인구는 2050년 전체의 12.7%로 지금의 10배가 된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부부 중 한쪽만 사는 1인 노인가구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1인 가구는 2005년 78만7000가구에서 2020년에는 157만8000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노인을 위한 고급 의료나 사회복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포스트386세대가 60대로 접어드는 2020년대가 되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전체의 25%를 넘게 돼 노인 문제가 가장 큰 사회적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소비를 주도하는 계층도 빠른 속도로 노인 연금생활자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386세대부터는 출산율이 떨어져 자녀 교육.결혼 등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줄어든다. 따라서 본인의 노후를 위한 지출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경민 기자 <jkmoo@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