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Review

현대인의 정신적 상황에 대한 강력한 통찰

changebuilder 2025. 6. 8. 11:40


《자유로부터의 도피》는 중세 사회의 붕괴로 생겨난 인간의 불안이라는 현상을 분석한 책이다. 중세 사회에는 많은 위험이 존재했지만, 인간은 그 안에서 보호를 받으며 안전하다고 느꼈다. 수백 년 동안 열심히 노력한 끝에 인간은 꿈도 꾸어보지 못했던 물질적 부를 쌓아올리는 데 성공했다. 인간은 세계 곳곳에 민주주의 사회를 건설했고, 최근에는 전체주의의 새로운 책동에 맞서 자신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저자 에리히 프롬이 분석하여 보여주려는 것은 근대인이 아직도 불안하다는 것이다. 불안한 인간은 온갖 부류의 독재자들에게 자신의 자유를 넘겨주거나, 스스로 기계의 작은 톱니가 되어 호의호식하지만, 자유로운 인간이 아니라 자동인형 같은 인간이 되고 싶은 유혹에 사로잡힌다.

두 개의 길
자유는 근대인에게 독립성과 합리성을 가져다주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개인을 고립시키고 그로 말미암아 개인을 불안하고 무기력한 존재로 만들었다. 그 세계에서의 모든 사람과 모든 사물이 도구화되었고, 그는 자기 손으로 만든 기계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그는 자기가 생각하고 느끼고 원해야 한다고 믿는 것을 생각하고 느끼고 원한다. 바로 이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자아를 상실하지만 자유로운 개인의 진정한 안전은 모두 그 자아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개인이 고립에서 벗어나려면, 자유라는 무거운 부담을 피해 다시 의존과 복종으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인간의 독자성과 개인성에 바탕을 둔 적극적인 자유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그중 하나의 길을 통해서 그는 ‘적극적인 자유’로 나아갈 수 있고, 사랑과 일 속에서 자신의 감정적·감각적·지적 능력을 진정으로 표현하면서 바깥 세계와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그리하여 자신의 개체적 자아의 독립성과 본래의 모습을 포기하지 않고도 인간과 자연 및 그 자신과 다시 일체가 될 수 있다.
그에게 열려 있는 또 하나의 길은 뒤로 물러나 자신의 자유를 포기하고, 그의 개체적 자아와 세계 사이에 생겨난 간격을 제거함으로써 자신의 외로움을 극복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이 두 번째 길은 그가 ‘개인’으로 결합되기 전과 같은 방식으로 세계와 그를 다시 통합시키지 못한다. 그와 세계의 분리는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두 번째 길은 참을 수 없는 상황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그 상황이 오래 계속되면 도저히 살 수가 없기 때문에 거기에서 도피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두 번째 길을 특징짓는 것은 그 강박적인 성격이다. 또 다른 특징은 개성과 자아의 본모습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다. 인간은 이제 더는 자기가 만든 세계의 주인이 아니다. 반대로 인간이 만든 세계가 그의 주인이 되었다.

심리학적인 각도에서 자유의 문제에 접근하다
프롬이 서 있는 심리학적 입장은 이른바 신프로이트학파 또는 프로이트 좌파라고도 불린다. 간단히 말하면 신프로이트학파는 사회학화된 프로이트주의다. 프로이트는 리비도를 생물학적이고 성욕에 뿌리를 둔 근본 충동으로 가정하고 있지만, 신프로이트학파에서는 사회적인 인간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충동이나 욕구를 상정함으로써, 프로이트의 모든 것을 성으로 뒤덮어버리는 범성주의(汎性主義)를 극복하고 있다. 이런 극복을 통해 프로이트의 천재적 통찰을 충분히 살리는 동시에 프로이트의 사회적 반동성을 극복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역사를 움직이는 힘은 과연 무엇인가?
프롬에 따르면 그것은 사회경제적 조건, 이데올로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회적 성격’이다. 이 사회적 성격이라는 개념을 새로 제시한 데 이 책의 큰 매력이 있다. 이것은 ‘부록’으로 딸린 ‘성격과 사회 과정’에 자세히 나오지만, 여기에서 세 명의 거인 사상가인 마르크스, 막스 베버, 프로이트를 인용하고 있는 점에 유념해주기 바란다. 말할 것도 없이, 역사를 움직이는 최종적인, 또는 특히 유력한 요인으로서 사회경제적인 것을 생각한 사람은 마르크스이고, 이데올로기적인 것을 생각한 사람은 베버이고, 인간의 심층 깊숙한 곳에 있는 근원적 충동(여기에서 개성이라는 개념과 사회적 성격이라는 개념이 생겨난다)을 생각한 사람은 프로이트이다. 프롬은 그중 어느 것이 결정적인 최종적 요인이라고 단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프롬이 특히 주의를 환기시키려 한 것은 사회경제적 요인과 이데올로기와 함께 역사에서 맡고 있는 사회적 성격의 역할이었다.

자유의 심리학적 측면을 분석하다
문제의 중점은 르네상스 및 종교개혁 이래 인간을 종래의 속박으로부터 해방해온 자유의 원리와 인간에게 고독감과 무력감을 주는 부정적 측면이 서로 얽혀 있었다는 것을 지적하는 데 있다. 그 결과 인간은 자유의 부담을 견디다 못해 나치즘 같은 전체주의 이데올로기를 적극적으로 희구하게 되기까지 한다. 그래서 자유가 무거운 부담이 되는 곳에서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나치즘이나 파시즘의 심리적 온상이 존재한다.
프롬이 현대인의 운명에 대해 논하고 있는 점은, 충분히 민주주의적이지도 않고 충분히 기계주의적이지도 않은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충분히 민주주의적이지 않은 사회에서는 위에서 강제된 ‘민주주의’는 더욱 획일적이 될 것이고, 충분히 기계주의적이지 않은 사회에서는 간신히 작동되는 기계는 더욱 불쾌한 독소를 내뿜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매스컴이 조장하고 있는 현대인의 최면 상태는 동서양을 불문하고 공통된 현상이다. 따라서 자유가 주어져 있느냐 하는 문제와 함께 자유를 보람 있게 쓸 수 있느냐가 당연히 큰 과제가 된다.

 

- 출판사 서평 -

 

루터에게 신앙은 전적으로 주관적인 경험이었으며, 칼뱅에게도 구원에 대한 확신도 이와 마찬가지로 주관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근대사회에서는 인간이 모든 활동의 중심 및 목적이 되었다는 것이고, 인간이 하는 일은 모두 자신을 위한 것이며 이기심이나 자기중심주의라는 원칙이 인간활동의 가장 강력한 동기라는 사실이다. 중세사회에서 경제활동은 목적에 대한 수단이었고, 그 목적은 인생 자체였다. 자본주의에서는 경제적 활동과 성공, 그리고 물질적 획득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경제적 조직의 발전에 대한 기여와 자본을 축적하는 일이 자기행복과 구제라는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목적 그 자체로서행하는 일이 인간의 운명이 된다. 일에 대한 태도 역시 수단적인 성질이 지배한다. 

 

---로 부터의 자유는 소극적 자유, ---에 대한 자유는 적극적 자유. 육체적 고독보다 정신적 고독이 가장 무섭다.

중세시대는 근대적 의미의 자유는 없었지만 중세인간은 고독하거나 고립된 상태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르네상스시대는 인간이 전 개인적 존재로부터 벗어나 자기를 독립된 존재로 명백하게 인식하게 된 고정이다. 중세길드는 구성원들 사이의 심한 경쟁을 일절 금하고 원자재의 구입이나 제품가격에 대해 서로 협조할 것을 강요했다. 사람들은 물품이 모든 사람들의 공유로 되어있는 경우보다도 사유로 되어있는 경우에 보다 더 일하며 다툼도 보다 적어진다.

 

마조히즘과 사디즘 성향은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항상 함께 나타난다. 심리학적으로 두 성향은 하나의 근본적인 욕망의 표현일 수밖에 없다. 이를 '공서(symbiosis)'라 칭한다. 공서란 각각의 개인이 자아의 정체성을 잃고 서로 완전히 의존할 수 있도록 타인과(또는 그의 외부에 있는 어떤 권력과) 일체화하는 것을 말한다. 

 

권위주의적 성격의 본질은 사디즘적 및 마조히즘적 충동의 동시적 존재로 설명되어 왔다. 이들의 경향은 모두 고립된 개인이 자신의 무력함과 고독을 극복하기 위한 공서적 관계를 바라는 욕구에 기인한다. 약한 남자를 지배하기보다는 강한 남자에게 복종하려는 여자와 같이 대중은 탄원자보다는 지배자를 사랑하고, 자유를 부여받기보다 어떤 적대자도 용서치않는 교리쪽에 훨씬더 만족을 느낀다.

 

성적욕구는 강렬하기때문에 그것에 대한 억압은 단지 성적인 영역에 영향을 미칠뿐만아니라, 다른 모든 영역에서 자발적으로 표현하려는 인간의 용기를 약화시킨다.

 

사실 예술가는 자기자신을 자발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개인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래서 예술가의 지위는 상처입기 쉽다. 왜냐하면 실제 그 개체성이나 자발성을 존경받는 사람들은 성공한 예술가들뿐이기 때문에, 만일 그의 예술이 팔리지않으면 그는 동시대인들로부터 괴짜나 신경증 환자로 간주되기도 한다. 예술가의 이런 사정은 역사에서 혁명가의 사정과 비슷하다. 성공한 혁명가는 경세가가 되고, 실패한 혁명가는 죄인이 된다.

 

프로이드 심리학은 결핍의 심리학이다. 쾌락은 고통스러운 긴장이 없어지는 결과 발생하는 만족감이라고 정의된다. 사랑이라든가 자비심이라는 풍요를 위한 현상은 실제 그 체계에서는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한다. 풍요의 현상으로서 성적 충동이나 자발적인 희열로서의 성적 쾌락은 그의 심리학에 전혀 나타나있지 않다. 

 

Escaping freedom

As 'freedom from' is not an experience we enjoy in itself, Fromm suggests that many people, rather than using it successfully, attempt to minimise its negative effects by developing thoughts and behaviours that provide some form of security. These are as follows:

  1. Authoritarianism: Fromm characterises the authoritarian personality as containing both sadistic and masochistic elements. The authoritarian wishes to gain control over other people in a bid to impose some kind of order on the world, but also wishes to submit to the control of some superior force which may come in the guise of a person or an abstract idea.
  2. Destructiveness: Although this bears a similarity to sadism, Fromm argues that the sadist wishes to gain control over something. A destructive personality wishes to destroy something it cannot bring under its control.
  3. Conformity: This process is seen when people unconsciously incorporate the normative beliefs and thought processes of their society and experience them as their own. This allows them to avoid genuine free thinking, which is likely to provoke anxiety.

Freedom in the 20th century

Fromm analyzes the character of Nazi ideology and suggests that the psychological conditions of Germany after the first world war fed into a desire for some form of new order to restore the nation's pride. This came in the form of National Socialism and Fromm's interpretation of Mein Kampf suggests that Hitler had an authoritarian personality structure that not only made him want to rule over Germany in the name of a higher authority (the idea of a natural master race) but also made him an appealing prospect for an insecure middle class that needed some sense of pride and certainty. Fromm suggests there is a propensity to submit to authoritarian regimes when nations experience negative freedom but he sounds a positive note when he claims that the work of cultural evolution hitherto cannot be undone and Nazism does not provide a genuine union with the world.

Fromm examines democracy and freedom. Modern democracy and the industrialised nation are models he praises but it is stressed that the kind of external freedom provided by this kind of society can never be utilised to the full without an equivalent inner freedom. Fromm suggests that though we are free from the totalitarian influence of any sort in this kind of society, we are still dominated by the advice of experts and the influence of advertising. The way to become free as an individual is to be spontaneous in our self-expression and in the way we behave. This is crystallised in his existential statement "There is only one meaning of life: the act of living it". Fromm counters suggestions that this might lead to social chaos by claiming that being truly in touch with our humanity is to be truly in touch with the needs of those with whom we share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