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에브리싱 세대
[투데이 프리즘] 포스트 에브리싱 세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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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미국의 선거 열기는 한창 달아오른 것 같다. 공화당은 강경 보수파의 대표격인 고령의 매케인을 후보자로 결정하였지만 민주당은 흑인 오바마와 여성 힐러리의 경선이 치열하다. 우리로서는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국가적인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으나 미국에서는 젊은이들의 행동이 심상치 않다. 미국의 젊은 층은 부시 행정부의 거짓말과 부패에 좌절해 새로운 분출구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젊은 층은 이라크전과 지구온난화, 경제 불황이 최고의 관심사로 꼽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의미 있는 분석을 내놓았다. 냉전·산업화·베이비붐 등 부모 세대에 속한 모든 것을 탈피하려는 이른바 '포스트 에브리싱(post-everything) 세대'인 젊은 층이 가장 선호하는 정치인이 바로 오바마라는 것이다. 왜 그런지 알만하다. 그러나 선거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고 여기서 정치적인 문제나 선거얘기를 하자는 것은 더욱 아니다. 포스트 에브리싱 세대는 기존의 모든 가치관을 부인하고 변화를 갈구하는 세대라는 뜻에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고 흔히 이들을 Y세대라고 부른다. 이들은 1982년부터 2000년 사이에 출생한 자로 인구 3억명을 돌파한 전체 미국인 중 8200만명이나 된다. 조사자료에 따르면 미국 가정의 81%는 10대 자녀의 의사에 따라 자동차를 구매하거나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18~25세로 인생에서 삶의 목적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워 지는 것이라고 한다. 조사 결과 나타난 특징은 대상자의 32%가 일주일에 한번 교회에 나가며 91%가 부모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운동하는 사람의 비율은 81%이고, 36%가 몸에 문신을 갖고 있으며 39%가 뉴스를 쫓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더욱이 동성연애에도 관대하다. 이들의 이념적 성향은 시민권, 여성 평등, 반전 투쟁을 벌이던 베이비붐 세대보다 훨씬 덜 급진적이다. 그러나 유치원 시절부터 인터넷을 끼고 자란 덕에 세상사에 폭넓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들에게 일터와 집의 경계선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의미 있는 일에 시간을 투자할 뿐이다. 자기 발전에 대한 기대치도 매우 높다. 그들 절반 이상이 학업을 마치고 다시 부모에게 얹혀 산다. 또한 역사상 가장 자기중심적이면서도 깨어 있는 소비 세대라는 것이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3~25세의 1800명 가운데 61%가 세상을 바꾸는 데 자신의 책임을 느낀다고 답했다. 그들의 81%는 과거에 봉사활동 경험이 있으며 69%는 쇼핑 때 기업이 얼마나 사회활동과 환경보호에 기여하는지 따진다고 하였다. 이들은 집단보다는 개인, 이성보다는 감성, 전통보다는 개방을 중시하며 자기중심적 소비와 유행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포스트 에브리싱세대는 어떠한가 ? 현재 우리나라의 Y세대는 전체 인구의 약 23% 정도로 추산된다. 미국의 Y세대가 공산진영 붕괴 후 미국의 패권과 경기활황이라는 유복한 배경에서 성장했다면, 한국의 Y세대는 1980~1990년 민주화이후 사회 문화적으로 자율, 개성, 다양, 고급으로 전환되는 일대 변혁기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상당 부분 유사성을 갖고 있다. 한국의 젊은이는 개성표출을 중시하여 동료집단의 행동양식 속에서 자기들의 문화를 형성하며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과 서구적 가치에 대한 선망, 개방된 낙천적 사고 등이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미국의 Y세대들과 마찬가지로 낙천성, 소비지향성, 지적 호기심, 매체 영향력 등등에서 상당한 공통분모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차이점이라면 미국의 경우는 다양한 인종과 생활환경 등의 차이로 인해 다양성, 관대함, 수용성 등이 보편화되어 있는 반면 우리는 다양성보다는 동질성이 더 큰 특징을 보이며 또래 사이의 대세에 합류하려는 경향이 크게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포스트 에브리싱 세대가 세상의 중심세력으로 등장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리고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세력의 힘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예상보다 훨씬 빨라질 수 있음이 감지된다. 정치에 무관심한 게 특징이었던 미국의 Y세대가 기성 세대에 대한 분노와 소외감 때문에 오바마를 선택했다는 사실은 예사롭지 않다. 이들은 에너지를 결집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행동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박상하(나주대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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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3월 21일 (295호) |